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에서 공금 5억1천여만원이 사라진 횡령사건이 발생(경기일보 6월16일자 1면)한 가운데 이번엔 연합회장의 과거 횡령 의혹을 폭로하는 주장이 나왔다.
20일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등에 따르면 이종한 연합회장은 과거 안산 상록구지회장 당시 지회 공금 4천200여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히 이 가운데 1천90여만원에 달하는 금액은 ‘세월호 성금’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경기일보가 입수한 안산 상록구지회 통장 입출금 내역서를 보면 2016년 8월2일부터 같은 달 23일까지 3주간 5회에 걸쳐 현금이 인출됐다. 통장에서 빠져나간 금액은 2일 250만원, 3일 2천800만원, 4일 100만원, 16일 150만원, 23일 900만원 등이다.
앞서 현금 인출이 시작되기 직전 안산 상록구지회 통장으로 입금된 1천97만5천여원은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경로당 등에서 노인들이 2년에 걸쳐 십시일반 모은 성금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횡령 의혹 사건은 안산 상록구지회장이 이종한씨에서 최태옥씨로 바뀌면서 시작됐다. 이종한 현 연합회장은 2016년 8월 안산 상록구지회장 임기를 마친 뒤 그해 10월 경기도연합회장에 당선된다. 이후 신임 지회장으로 부임한 최태옥 현 안산 상록구지회장이 업무 인수인계 중 지회 통장에서 공금이 빈 사실을 인지, 이종한 연합회장에게 이 같은 사실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뒤이어 이종한 연합회장은 2018년 1월에 이르러 3천300여만원을 안산 상록구지회 통장에 입금했다.
지난 6월 연합회 내부에서 발생한 5억1천만원 공금 횡령사건에 이어 올 연말 새로운 연합회장 선거를 앞두고 이 같은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연합회는 내홍에 휩싸인 모양새다.
이번 횡령 의혹을 폭로한 연합회 내부 관계자는 “현 회장이 직전 상록구지회장일 때 수천만원의 공금을 횡령하는 등 비리가 만연해있어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며 “당시 세월호 성금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소속 한 지회장은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모범을 보여야 할 대한노인회에서 돈 문제를 놓고 논란이 계속돼 한탄스럽다”며 “횡령이 아니라면 뒤늦게 사비로 메꿀 이유가 무엇이냐”고 주장했다.
안산 상록구지회 측은 “과거 횡령 건에 대해 현재로서는 아무 말도 하기 어렵다”며 “특히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장)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더 이상 답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종한 연합회장은 횡령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는 입장이다. 이종한 연합회장은 “당시 고생했던 상록구지회 직원들에게 성과금을 주려고 한 건데 사무국장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현금으로 인출해 문제가 됐던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나눠준 돈을 다시 걷을 수 없어 사비로 변제한 것이지, 절대 횡령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당시부터 현재까지 안산 상록구지회 사무국장직을 수행 중인 A씨는 “(2016년 당시) 이종한 회장의 지시를 받아 직원 성과금 목적으로 인출한 것은 맞지만, 지급 기록 내역은 따로 없다”며 “여러 차례에 나눠 인출한 것은 업무상 이유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자 일부 지회장들은 항의 성명서를 내며 반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또 안산지역 시민단체인 ㈔안산시민회와 ㈔부패방지국민운동총연합 경기도연합 등은 오는 24일 약 2년간 사라졌던 세월호 성금의 행방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움직임을 예고한 상태다.
이연우ㆍ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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