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교사 10명 중 8명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격수업으로 학생 간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답했다. 학생과 교사가 소통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5.96%에 그쳤고, 학부모 절반은 원격수업에 불만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21일 ‘코로나19에 따른 초·중등학교 원격교육 경험 및 인식 분석’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내용이다.
지난 1학기 초ㆍ중등학교에선 등교 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 실시했다. 교사들이 가장 많이 활용한 원격수업 형태는 EBS 동영상 등을 보는 ‘콘텐츠 중심 수업’(45.14%)이었다.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에 2가지 이상 형식을 섞은 ‘혼합형’이 40.93%, 숙제를 내주는 과제 수행 중심은 7.98%였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5.96%에 불과했다. 설문에 응한 교사의 79%는 ‘원격수업으로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답했다. 학습격차 심화 이유로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차이’(64.92%)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학부모의 학습보조 여부’(13.86%), ‘학생·교사 간 소통 한계’(11.26%) 등이었다.
자녀가 어릴수록 원격수업을 돕기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역할도 컸다. 초등 학부모의 79.67%는 자녀 원격수업에 도움을 준다고 답했고, 46.07%는 이 때문에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중·고등 학부모는 35.74%가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교육부가 21일부터 수도권 학생들의 등교수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초·중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 1 이하로 등교 인원이 제한돼 당분간 원격수업 중심의 학사일정이 계속된다. 교육부가 최근 원격수업 개선 방안을 내놓긴 했지만, 허술한 원격수업의 질이 나아질지 의문이다. 초기에 서버 마비 등 기술적 문제가 많았고, 내용도 교육방송이나 유튜브 자료를 올리는 등 미흡했다. 학교와 교사 역량에 따라 수업의 질도 천차만별이었다. 그런데 이번 개선안이란 것이 출석 확인과 주 1회 이상 쌍방향 수업 등이 고작이고,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이 없다.
등교수업 부족과 원격수업 부실로 학습 결손, 학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초등 1학년의 경우 읽기 같은 기초학력도 채우지 못하고 1학기를 마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는 학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교육당국은 쌍방향 수업과 교사·학생 간 소통 강화, 교육 장비로 인한 차별 개선 등으로 원격수업의 질을 높여야 한다. 학습격차 해소를 위한 내실있는 보충 지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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