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중독입니다. 벌써 22년째 봉사를 하고 있는데 힘들거나 질리지가 않네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외부활동이 줄어들었으나 소외된 이웃을 위해 꾸준하게 봉사를 진행하는 시민이 있어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20여년 동안 화성시 남양읍에서 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장은숙 남양읍새마을부녀회장(63)이다.
장 회장은 지난 1998년 북양리로 시집을 오면서 새마을부녀회에 첫발을 들였다.
당시 지역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유부녀라는 이유만으로 새마을부녀회 총무로 임명된 장 회장은 이후 약 9년간 부녀회 살림을 도맡아 관리하고 봉사계획을 수립하는 등의 역할을 했다.
부녀회 자격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타인의 권유 때문이었지만 꾸준한 봉사에 나서면서 장 회장은 봉사 그 자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이에 부녀회 총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장을 역임하면서 매년 화성유일병원 등 지역의 기관 및 단체의 후원을 받아 ‘정월대보름 떡국 나눔(2월)’, ‘사랑의 열무김치 나눔(6월)’, ‘추석맞이 송편 나눔(9월)’ 등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인한 출입문 통제 봉사에도 참여, 관공서나 지역 농협 등 시민 출입이 많은 기관에서 발열 확인이나 출입명부 작성 안내 등 활동에 나서고 있다.
장 회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를 묻는 질문에 지난 2013년 수화리의 한 장애인 부부의 집을 청소하러 갔을 때의 기억을 회상했다.
해당 장애인 부부는 남편의 경우 신체가 불편하고 아내는 정신장애를 앓고 있던 탓에 청소 등 간단한 집안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부녀회가 현장을 찾아 봉사를 진행했는데 당시 냉장고에 구더기가 들끓고 서랍장 안에 쥐가 새끼를 낳아 기르는 모습 등 도저히 상상할 수 없던 환경에서 거주하는 이웃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 장 회장은 자신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를 멈추지 않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고 전했다.
장 회장은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돈이나 보상을 바라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돕다 보면 자연스럽게 봉사에 중독된다”며 “새마을부녀회 등 봉사단체의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시민이 봉사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성=채태병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