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포천 물고기 2.6t 떼죽음…김포시vs인천시 책임공방 급급

김포시 등 관계당국이 김포시 나진포천 일대에서 폐사된 물고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포시 제공
김포시 등 관계당국이 김포시 나진포천 일대에서 폐사된 물고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포시 제공

LH와 인천도시공사 등이 공동 시행을 맡은 인천 검단택지개발지구 부지조성공사 현장에서 최근 시공상 부주의로 하수도관이 파손돼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돼야 할 하수 7천여t이 인근 지방하천으로 방류되는 사고가 났던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이 사고로 인근 지방하천에 서식하던 2.6t 상당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등 생태계가 악화됐지만 관계 당국인 김포시와 인천시는 서로 책임회피에 급급한 형국을 보이며 빈축을 사고 있다.

9일 김포시와 인천시 서구청, LH 인천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추석연휴 첫 날인 지난달 30일 오전부터 김포시 나진포천(인천 서구~김포 감정동) 일대 곳곳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 “죽은 물고기 떼가 둥둥 떠다닌다”는 신고 수십여 건이 김포시 당직실에 동시다발적으로 접수됐다.

김포시 등 관계당국이 김포시 나진포천 일대에서 폐사된 물고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포시 제공
김포시 등 관계당국이 김포시 나진포천 일대에서 폐사된 물고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포시 제공

사태 파악에 나선 김포시는 현장에서 폐사된 물고기떼를 확인하고 관계 주체인 LH와 A시공사, 전문수거업체 등 하루평균 25명의 인력을 동원해 이날부터 10월4일까지 5일간 폐사된 물고기 2.6t을 모두 수거했다.

또 지난 7일엔 LH측에서 수거한 폐사 물고기를 모두 소각 처리했다. 아울러 김포시는 한강유역환경청에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한 진상 조사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김포시 등 관계당국이 김포시 나진포천 일대에서 폐사된 물고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포시 제공
김포시 등 관계당국이 김포시 나진포천 일대에서 폐사된 물고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포시 제공

김포시는 지난달 29일 정오께 검단 택지개발지구 기반조성 과정에서 시공업체가 하수관을 파손시킨 뒤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 하수과가 하수관 복구작업을 위해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30일 0시20분까지 불로동 지역 하수를 검단하수처리장으로 전달하는 ‘나진포천중계펌프장’의 운영을 중단 조치했고, 이 사이 6시간 동안 6천600t에 달하는 하수가 나진포천으로 그대로 방류됐기 때문이다.

김포시 등 관계당국이 김포시 나진포천 일대에서 폐사된 물고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포시 제공
김포시 등 관계당국이 김포시 나진포천 일대에서 폐사된 물고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포시 제공

더구나 두 지자체가 미흡한 초동조치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정황도 발견됐다. 그러나 김포시와 인천시는 책임소재를 두고 서로 공방을 벌이면서 비난을 더욱 자초하는 모습이다.

인천시는 사태를 수습하면서 펌프장 운영을 중단하고 6천600t의 하수를 나진포천에 방류하는 과정에서 이를 곧장 알리지 않고 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김포시 당직실에 이메일로 “하수관로 공사 중 사고로 오수가 나진포천으로 유입됐다. 악취가 발생할 수 있다”고 통보하는데 그쳤다.

김포시 등 관계당국이 김포시 나진포천 일대에서 폐사된 물고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포시 제공
김포시 등 관계당국이 김포시 나진포천 일대에서 폐사된 물고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포시 제공

또한 김포시는 이 같은 연락에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않은 채 초동대처를 전혀 하지 않다가, 다음 날 오전 7시48분께 “김포시 강정동과 걸포공원 사이 개천에 죽은 물고기들이 떠다닌다”는 첫 민원을 접수한 후에야 대응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김포시 관계자는 “방류 전 연락을 줬더라면 정확한 상황 판단으로 잘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 시간이나 지난 뒤 이메일로 통보했고 사고 수습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은 인천시의 미온적 대응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천시 서구청 관계자는 “사고 당일 메일을 보냈고 별일 아니라고 판단한 김포시의 실수가 맞다”고 반박했다.

김포시 등 관계당국이 김포시 나진포천 일대에서 폐사된 물고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포시 제공
김포시 등 관계당국이 김포시 나진포천 일대에서 폐사된 물고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포시 제공

이와 관련 한강유역환경청은 “현재 두 지자체로부터 자료를 취합하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수 방류 행위가 관련법에 위반되는지도 검토 중”이라며 “인천시를 상대로는 향후 매뉴얼 재정비와 신속 대처 등 문서를 보내 는 등 주의를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은ㆍ최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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