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권의 ‘SNS 공해’ 국민은 고달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치 시대이다.

정치인들은 국민과의 격 없는 소통이라며 온 갖 말을 SNS에 올려대지만, 국민에게는 말 공해나, 말장난이 대부분이다. 사회·정치적으로도 소통과 화합보다, 갈등과 정쟁으로 치닫기 일쑤다.

결국 자신을 위한 주장과 폭로 등으로 고단한 국민의 일상을 더 버겁게 만든다.

야당의 전 국회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 백악관 앞에서 찍은 ‘4·15 총선 부정선거’ 1인 피켓 사진과 함께 “4·15 총선은 부정선거였다. 배후에는 중국이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여당 국회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야당의 전 의원)이 미국 의회와 백악관, 대법원 앞에 가서 호소한다는 얘기는 한국 사법제도는 못 믿으니 미국 사법제도에 호소한다는 취지니까 나라 망신”이라고 비난했다.

이를 접한 국민은 ‘왜 국내 부정선거 문제를 미국 백안관 앞에 가서 주장하는지, 정말 배후에 중국이 있는지’ 혼동스럽고, 답답하다. 또 여·야간의 정쟁으로까지 이어지는 뉴스를 왜 들어야 하는지 분통이 터진다.

대통령 아들과 여·야 국회의원 간의 SNS 공방도 국민의 피로감을 높이는데 한몫한다.

대통령 아들이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한 야당 의원이 무분별한 권한 남용으로 사람을 해치고 있습니다”라는 글로 시작한 ‘권한 남용 ’ 공방은 여당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떠들썩했다. 며칠 후 대통령의 아들이 SNS에 “야당 의원님, 제가 잘못 안 부분이 있군요. 미안합니다”라고 사과했지만, 야당 의원은 SNS에 “대통령 아들이 허위 사실 공표, 명예 훼손을 하지 못하도록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공격하며 결국 정쟁으로 치닫는다.

야당의 또 한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이일병 교수(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가 이해가 된다. 강 장관과 지금까지 살았다는 그 자체만으로 훌륭하다”, “강 장관도 이해는 된다. 장관이 일등병과 살았으니. 장군하고 살았으면 몰라도…” 등의 글을 적었다. 사람 이름을 군대 하위직 계급에 비유한 것이다.

말도 아니고, 정쟁도 아니다. 한심한 말 공해 일 뿐이다. 이 같은 말 공해는 뉴스를 통해 세상으로 쏟아져 나온다. 국민은 말 공해를 피할 틈도, 선택권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흡입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은, 눈만 뜨면 터져 나오는 정치권의 말 공해에 또 한 번 숨통이 막힌다.

국민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지 못할망정…. 정치권의 말 공해 배출,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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