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화재현장 소방관 회복차량 ‘0’

대형화재 현장에서도 휴식공간은 천막이 전부

화재 등 재난현장 출동 소방관의 휴식을 위한 ‘소방관 회복차량’이 인천에 단 1대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소방청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소방관 회복차량은 5대 뿐이다. 이마저도 소방당국이 사 배치한 것은 수도권·호남·영남119 특수구조대 3곳이고, 서울과 세종은 지자체가 구입해 지원하고 있다. 소방관 회복차량은 재난현장에서 소방관의 피로 회복을 위한 쉼터 제공과 경증환자의 대피 및 보호를 위해 지난 4월 소방청이 도입한 특수목적 차량이다

인천에는 남동공단 등 대규모 공단이 많아 화재 시 소방관이 장시간 진압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소방관 회복차량은 없어 현장 출동 소방관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 13일 남동구 남동공단의 한 폐기물처리업체 화재 당시 9시간의 화재 진압 시간 동안 소방대원들은 임시로 설치한 천막 밑에서 교대로 식사를 하거나 휴식했다. 지난 3월 13일 강화도 한 기저귀 제조 공장에서 난 화재 당시에도 6시간의 진압작업으로 지친 소방관이 쉴 곳은 천막 아래였다.

인천의 한 소방서 소속 소방관 A씨는 “특히 비오는 날이나 추운 날씨에는 소방관들이 추위에 떠느라 제대로 쉬지 못한다”며 “회복차량 등으로 실내에서 휴식할 수 있다면 화재 진압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전문가는 지자체별 회복차량의 충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공기호흡기 등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화재진압에 나서는 소방관들은 30분이면 공기부족과 체력고갈로 휴식이 필요한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화재는 장시간의 싸움이기 때문에 휴식 차량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시 현장에 복귀해 구조작업을 할 수 있도록 회복 차량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장시간 재난이 빈번하지 않고 지역별로 회복 차량을 두면 비용이나 관리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도입 초기인 만큼 권역별로 회복 차량을 운영하며 합리적인지를 검토해보고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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