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새내기 공무원이 생활고에 시달리던 민원인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밀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해 9월 임용된 전종훈 주무관(경기도청 세정과 세무심사팀)은 지난달 20일 새벽 2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민원인은 “뇌질환을 앓고 있어 3개월마다 검사를 받는데 검사비가 180만원이나 한다. 최근에는 일자리를 잃어 생활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시간도 늦어 당장 행정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는 등 다음날 대응해도 충분했지만 전 주무관은 달리 생각했다. 특히 민원인의 “살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이에 전 주무관은 대화를 시도했다. 자신도 어릴 적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았던 만큼 민원인 사연에 충분한 공감도 가능했다. 어려운 사연을 정중히 듣다 보니 민원인은 울기까지 했다. 특히 끼니를 못 챙겨 먹었다는 소식을 듣고 전 주무관 개인 차원에서 도울 방법을 생각했다. 적은 비용이지만 자비로 라면과 쌀을 민원인 주소로 보낸 것이다.
전종훈 주무관은 “세무 관련 업무를 하면서 어려운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공무원으로서 법과 절차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있지만 돕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공무원이 되고 나서 도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이런 마음이 더 단단해졌다. 앞으로도 억울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도민을 섬기는 공무원이 제 직업이다.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며 “(저뿐만 아니라) 공무원 모두가 도민을 위한 민원 처리와 행정 업무 등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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