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대학 봉사·지역사회 유대

인하대학교는 ‘봉사’와 ‘기여’로 시작한 대학이다. 한국전쟁 이후 동양의 MIT 개교를 염원하며 하와이 교포와 국민 성금으로 주춧돌을 세웠다. 태생에서부터 국가와 민족에 일종의 채무를 안고 시작한 셈이다. 그동안 인하대가 지역사회에 교육봉사의 장(場)을 마련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1990년대 우리 대학은 사회봉사의 봉사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틀과 규정을 마련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붐이 일던 2000년대에는 사회봉사의 양적 성장을 꾀했다. CSR활동이 기업에는 전략적인 이익창출의 수단이었다면 학생들에게는 또 다른 배움의 연장이었다. 우리 대학은 봉사 교과목을 개설하고 해외봉사의 첫 삽을 뜨며 교육봉사활동의 전성기를 열었다.

2010년대에는 봉사활동의 질적성장을 이뤘다. 전담조직을 구성해 봉사활동을 체계화했고, 지역사회 공헌을 목표로 하는 전공 교과목을 운영했다. 해외봉사와 대학생 멘토링, 사회봉사단 구성 등 봉사활동을 다각화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는 현재는 대면 봉사활동을 대거 비대면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인하대는 위기를 또 다른 기회 삼아 산발적인 봉사활동을 재정비하고 있다. 인천 지역사회에 봉사 인프라를 집중해 ‘아무봉사 챌린지’, 인천 섬봉사 프로젝트, 온라인 멘토링 등 효율적인 봉사활동을 추진했다.

인하대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이상향은 봉사활동과 학업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지역봉사가 과외(課外) ‘특별활동’이 아닌, 수업과 생활에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서비스 러닝’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실제로 필자는 지난 2014년 ‘나눔 프로젝트’라는 ‘나눔공학’ 교과목을 개설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지역사회기관, 쪽방촌, 장애인 등을 방문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책을 모색, 설계하며 학제적 지식응용 능력을 기르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했다.

봉사활동은 봉사자와 수혜자의 좋은 경험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봉사경험이 또 다른 봉사로 이어지고, 봉사의 수혜자가 잠재적 봉사자로서 선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다.

대학이 교문 밖 지역사회와 어떻게 유대를 맺어야 할지 답은 명확하다. 배움과 나눔이다. 대학의 존재 이유인 배움을 통해 나눔의 가치가 4차 산업혁명을 넘은 N차 산업시대에도 더욱 빛을 발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수봉 인하대 교학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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