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집 옆 우라늄탄 130만발, 잠 오겠나

김진표 의원이 미 공군의 열화우라늄탄 문제를 지적했다. 열화우라늄을 탄두로 만든 포탄이다. 우라늄을 핵무기나 원자로용으로 농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1991년 걸프전에서 처음 사용된 바 있다. 백혈병과 암 환자 발생의 후유증이 확인돼 반인륜 무기로 규정됐다. 이런 열화우라늄탄 133만발 정도가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 보관돼 있다는 것이다. 제10전투 비행단은 수원시와 화성시 일대 군 공항을 말한다.

김 의원에 따르면 열화우라늄탄이 보관된 곳은 제10전투 비행단 탄약고와 오산 공군기지다. 모두 180만발이며 이 가운데 133만발은 우리 공군이 관리하고 있다. 열화우라늄탄의 위험성은 재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보관 관리를 담당하는 병력은 매 분기 방사선량을 측정 받는다. 1년마다 건강검진도 받는다. 다른 군인에 하지 않는 측정과 검진이다. 열화우라늄탄이 방사선 노출의 위험성을 갖고 있다는 말이 필요 없는 반증이다.

김 의원의 열화우라늄탄 문제 지적은 처음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각종 인터뷰나 국정 감사를 통해 제기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대단히 구체적으로 하고 있다. 문제의 탄약고 주변 5km 이내 아파트 단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수원아이파크시티3단지, 수원아이파크시티 2단지 등 10여개 지역과 수원시청 등 주요 시설이다. 열화우라늄탄의 위험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수원 군 공항에 대한 김 의원의 접근 방식은 일관되다. 현재 수원에서 화성으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총선에서도 ‘21대 국회에서 해야 할 일’로 군 공항 이전을 꼽았다. 열화우라늄탄 위험성 강조도 결국은 군 공항 이전을 위한 당위성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실제로 수원 군 공항 중 30만여평이 화성이다. 그리고 열화우라늄탄 보관도 이 부분에 집중돼 있다. 김 의원은 ‘이런 사실을 화성시가 감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열화우라늄탄 자체가 본질이다. 방사능 오염은 인류의 당면 재앙이다.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출은 우리 식탁의 문제다. 이런 때 우라늄탄 130만여발이 아파트 단지 주변에 있다는 것 자체가 위험이다. 더구나 탄약고 간 거리, 포탄 간 거리 등 규정을 어겨 빽빽하다는 것 아닌가. 수원시 화성시가 공히 설명해야 한다. 비행기 소음은 생활의 불편을 가져온다. 방사선 노출은 생명의 단축을 가져온다. 시급하고 심각 한 문제다.

탄약고 주변 5㎞ 이내 주민들은 벌써 술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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