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건희’ 시대… 이재용 부회장 ‘뉴삼성’ 행보 속도

코로나19와 미ㆍ중 무역갈등 등으로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본격적인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맞이했다. 삼성을 새로 이끌게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산적해 있는 과제를 해결하면서도 ‘뉴삼성’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8일 이건희 회장의 장례를 마친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도약을 위한 글로벌 경영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네덜란드와 베트남을 다녀오며 해외 출장을 재개한 이 부회장은 조만간 일본이나 중국, 미국 등을 돌며 현장 경영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2월 초쯤에는 정기 인사도 단행해야 한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손을 뗀 지 이미 6년이 넘은 상황이어서 올해 특별히 파격적인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 게 일단 삼성 내부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경우 김기남 DS부문 부회장과 고동진 무선사업부문(IM) 사장, 김현석 CE부문 사장 등 ‘3각 부문장’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소폭의 인사에 그치겠지만 이들 대표이사가 교체될 경우에는 후속 인사까지 다소 큰 폭의 인사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에서도 올해 삼성전자는 높은 실적을 거둔 만큼 큰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재용 부회장이 공석이 된 회장 자리에 언제 오를지도 관심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앞으로 고(故) 이건희 회장의 앞선 창의력과 도전정신, 일등주의 등을 계승하면서 이 부회장이 약속한 ‘뉴삼성’을 이끌기 위해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변혁기를 맞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확대나 유망 기업 인수합병(M&A) 등 과감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의 핵심인 반도체에서 메모리 부문 세계 2위였던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 부문 인수해 1위 삼성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 역시 삼성을 따돌리고 점유율 격차를 더 벌려가고 있다.

삼성이 메모리뿐만 아니라 2030년 비메모리 부문에서도 1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비전 2030’ 달성을 위해선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과 5G와 6G 등 차세대 이동통신, 자동차용 전장사업 등 삼성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첨단 고사양 반도체와 AI, 5G, 전장사업 등은 이재용 부회장이 발굴한 삼성의 역점사업이다.

이밖에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과 경영권 불법 승계 등 두 건의 재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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