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21.5% 공동 1위, 윤석열 17.2% '빅3' 구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공동 1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6~30일까지 5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2천57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1.9%p,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지사의 선호도는 지난달보다 0.1%p 상승한 21.5%를 기록하며 지난달 대비 1.0%p 하락한 이낙연 대표(21.5%)와 공동 선두에 올랐다. 매월 진행하는 이 조사에서 이 지사가 이 대표와 공동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윤석열 총장은 지난달 조사 대비 6.7%p 상승한 17.2%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4.9%), 무소속 홍준표 의원(4.7%), 국민의힘 오세훈 전 의원(3.6%), 황교안 전 대표(3.3%) 등 야권 대선주자들의 선호도를 크게 뛰어넘어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윤석열 지지율 상승 어떻게 봐야 하나…1위까지 올라갈까?
윤 총장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이유는 최근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대립각을 세우며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윤 총장은 지난달 22일 국감에서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밝혀,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놨다. 검사의 이미지가 강했던 윤 총장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이 바뀐 변곡점이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은 국민의힘 지지층, 현 정권의 반대층 등 야권 핵심지지층의 지지를 받으며 한동안 이 지사와 이 대표가 양분했던 양강 구도에 변화를 이끌어냈다.
다만 윤 총장이 3강 구도로 편입됐음에도 향후 이 지사와 이 대표의 지지율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 지지층의 윤 총장 선호도(2.6%)에서 보듯 여권의 핵심지지층이 윤 총장 쪽으로 이동하지 않았고, 황교안 전 대표가 당대표로서 정국을 주도했을 당시에도 22.4%(리얼미터 기준)의 선호도를 기록한 것을 봤을 때, 현재 위치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 지지율은 20% 언저리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빅3’ 부상…이재명, 이낙연 중 누구에게 타격 더 컸나?
윤 총장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 지사와 이 대표의 지지율에 변화가 생긴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특히 지역별로는 부산ㆍ울산ㆍ경남(PK), 대구ㆍ경북(TK), 대전ㆍ세종ㆍ충청, 연령대별로는 30대의 변화폭이 컸다.
최근 두 달(9~10월) 간의 지지율 변화를 보면 윤 총장이 PK(12.5%→20.2%), TK(10.6%→17.7%), 대전ㆍ세종ㆍ충청(10.5%→17.2%)에서 급등세를 보인 가운데, 이 지사의 지지율은 대체로 상승세를 유지했고, 이 대표의 지지율은 하락해 두 주자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 지사는 PK(16.6%→20.8%)와 TK(18.1%→22.0%)에서 선호도가 상승했고, 대전ㆍ세종ㆍ충청은 20.2%→19.7% 소폭 감소했다. 반면 이 대표는 PK(22.1%→16.3%), TK(15.6%→12.6%), 대전ㆍ세종ㆍ충청(23.0%→18.3%)에서 모두 지지율이 하락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윤 총장은 30대에서 지난달 6.7%에서 15.4%로 껑충 뛰었고, 이 지사 역시 22.2%에서 24.9%로 상승했다. 반면 이 대표는 26.3%에서 21.0%로 지지율이 내려갔다.
이 같은 변화를 종합해봤을 때 윤 총장의 급부상은 이 지사보다 이 대표에 직접적인 타격을 안겨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법 족쇄 풀어낸 이재명, 여권 핵심지지층 쏠림 현상 ‘지속’
이 지사의 상승세는 여권 핵심지지층 지지율에서도 나타났다. 이 지사는 이번 리얼미터 조사에서 처음으로 진보층에서 이 대표를 앞섰다.
이념적 진보층에서 1월 두 주자의 선호도 격차는 41.8%p 차이로 이낙연 대표가 크게 앞섰으나, 이후 7월(15.3%p), 8월(5.1%p), 9월(2.2%p) 차츰 차이를 좁힌 끝에 이번 조사에서는 이 지사(33.0%)가 이 대표(31.6%)를 오차범위 내인 1.4%p 차이로 앞섰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에서도 이 지사와 이 대표 간의 격차는 박빙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지사는 문 대통령 지지층 선호도에서 지난달 대비 4.5%p 상승한 36.4%로 지난달보다 5.3%p 하락한 이 대표(38.3%)와 1.9%p 차이의 박빙 승부를 만들어냈다.
아울러 여권을 지지하는 핵심연령층인 30~50대에서는 이 지사의 지지율이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이 지사 24.9% vs 이 대표 21.0%), 40대(이 지사 28.6% vs 이 대표 21.4%), 50대(이 지사 26.2% vs 이 대표 21.0%)에서 모두 이 지사가 이 대표를 앞서며, 핵심지지층의 쏠림 현상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이 지사가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부동산 정책, 확장 재정정책 등 경제 각 분야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이 지사는 정부와 민주당의 성공을 위한 ‘원팀’ 기조를 토대로 국민의힘 등 보수야당과 적극적인 논쟁을 펼친 바 있어 이에 따른 여권 지지층의 호감도도 상승했다는 평가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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