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가기가 무서워요"...공원에 사고차량 수개월 방치

지난 9월 화성시 석우동 한 테니스장 공사현장에서 작업자 2명이 숨지는 전복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째인 11일 오전 사고 차량이 사고현장에 쓰러진 채 방치돼 있다.조주현기자
지난 9월 화성시 석우동 한 테니스장 공사현장에서 작업자 2명이 숨지는 전복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째인 11일 오전 사고 차량이 사고현장에 쓰러진 채 방치돼 있다.조주현기자

“공원 가기가 너무 무서워요. 사망자가 발생한 현장이 왜 수개월째 방치되고 있나요?”

11일 오전 10시께 화성시 석우동의 돌모로공원. 공원 초입에 자리한 테니스장을 지나 산책로에 들어서자마자 10m 높이의 고소차량(스카이차량)이 전복된 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해당 차량은 지난 9월11일 테니스장 조명시설 교체작업 중 전복돼 작업자 2명이 숨진 차량으로, 사고 발생 두 달여가 지났지만 처리되지 않고 산책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인근의 꺾인 나무와 구부러진 펜스, 곳곳에 붙은 작업중지 명령서는 한 눈에 봐도 처참한 사고 현장을 재현하는 듯 공포감을 자아냈고, 차량은 사고 당시 모습 그대로 언덕 비탈길에 걸쳐 있어 이용객들로 하여금 아찔함을 더하고 있었다. 이날도 오전부터 산책과 운동에 나선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사고 차량을 고정시키는 장치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어 2차 사고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화성시 석우동 돌모로공원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로 고소차량이 장기간 방치돼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관계 당국과 시공사는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양새다.

시는 지난 8월~11월까지 야외체육시설 조명 보수공사 일환으로 시공사 A 업체에 1억1천만원의 도급비를 모두 지급했고 크레인 기사 역시 A 업체가 임대했기 때문에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A 업체는 크레인 기사에게 하도급을 줬기 때문에 기사 측에서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크레인 기사 측은 건설인노조를 통해 파손된 고소작업차의 구난과 건설사고 장비에 대한 보상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시민 K씨(31)는 “매일 퇴근 후 공원에서 운동을 하는데 사망사건 발생 이후론 무서워서 공원 가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에 화성시 관계자는 “일단 시공사가 사고 수습을 하고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시민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11일 오후 2시30분께 화성시 석우동 한 테니스장에서 LED 조명을 교체하던 도중 10m 높이 고소차량이 전도돼 작업자 2명이 숨졌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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