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손주 같은 어린 학생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소년의 나이는 불과 8살. 얼마나 배고팠을까. 얼마나 뜨거웠을까.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어른으로서 너무 미안했다. 지난달 21일 오후 먼 여행을 떠난 동생의 마지막 배웅은 비통함의 물결이다.
너무 안타깝고 황망한 사고다. 어른으로서의 무관심·무책임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 누가 이 작고 여린 형제에게 저 가혹한 아픔과 고통을 주었을까. 바로 우리 어른들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아이들의 해맑은 슬픔과 외로움을 방치한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다. 단 1번이라도 우리 어른들이 형제의 손을 따듯하게 잡아줬다면 어땠을까.
인천시의회 상반기 교육위원장으로서, 손주를 둔 할아버지로서 형제에게 너무 미안하다. 왜 그동안 어른들의 눈으로만 아이들을 바라봤는지, 왜 그동안 형식적인 돌봄 정책에만 매달렸는지. 어두운 독방에 홀로 앉아 형제의 지난(至難)했던 아픔에 통곡한다.
이제는 정말 바꿔야 한다. 지자체 등 관계기관은 돌봄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아동보호 예산을 실정에 맞게 확충해야 한다. 인천시교육청도 취약계층 학생의 가정 돌봄과 학습 돌봄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인식의 전환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이 법원에 결식아동과 결손가정 보호 청구를 하면 즉시 돌봄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월 1회 모니터링을 주 1회 모니터링으로 강화해야 한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전문기관이 나서 즉시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앞으로 법원은 법리적 입장만 취할 것이 아니라 방임부모의 아동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또 인천시 등 지역기관은 코로나19 등 재난상황이 확산하면 우선적으로 사회적 취약계층에 예산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가정 돌봄이 취약한 고위험군 초·중·고 학생을 위해 다각적인 심리상담을 확충해야 한다.
학교와 교육지원청, 지역사회와 전문가집단이 원스톱 보호시스템을 가동해 마음건강 치료에 앞장서야 한다. 교육복지사도 원도심 위주로 최대한 확충해야 한다. 2020년 기준 교육복지사는 초등 252교 중 68곳, 중등 136교 중 46곳, 고등 124교 중 3곳에 불과하다. 특히 교육여건이 열악하고 취약계층 학생이 많은 지역을 전수 조사해 맞춤형 복지정책이 이뤄져야 한다.
상대적으로 지원이 열악한 지역아동센터와 민간 아동기관에도 예산을 집중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족보호대상자, 다문화가정과 중복장애 가족 등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생활비를 확대 지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관심과 사랑이다. 교육정책의 제1원칙은 ‘학생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부디 하늘나라 천국세상에선 어린 동생이 훨훨 나비처럼 날아다니길 바란다. 이제 우리가 어린 동생의 마지막 기도와 바람을 들어주자.
교육위원회 김강래 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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