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 일산칼국수 본점이 인근 도로를 주차장처럼 사용, 시민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식당 주차안내원들이 인근 도로 한편에 주차를 안내하며 도로를 사유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일산동구에 따르면 해당 구역은 5년 넘게 매년 20~30건의 관련 민원이 들어온다. 하지만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사태는 수년째 답보 상태다.
해당 도로에 진입하면 주차 안내원이 “식당에 왔느냐”고 물어본다. “그렇다”고 대답하면 안내원은 주차장과 도로를 가리지 않고 주차 장소를 안내한다.
근처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정발산동 일대 주택가에 거주하는 A씨(32)는 “차량 운행 시 대로로 나가는 최단거리를 이용하지 못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해당 도로는 차량들이 점용하고 있어 시간이 오히려 더 걸린다는 것이다. 그는 “도로 한쪽에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반대쪽에서 오는 차량을 만나면 50m는 후진을 해야한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인근 지하철역인 풍산역을 애용하는 B씨(27)도 “차들이 뒤엉키기 시작하면 차들 사이로 마치 곡예를 하듯 위험하게 길을 지나야 한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일산동구청 교통행정과 C주무관은 “민원을 받아 출동을 나가도 단속근거가 없어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다”며 “단속 근거가 없는 것을 이해 못하는 민원인들을 대할 때면 곤란하다. 식당 측과 대화를 해보아도 들은 체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일산칼국수 본점 주방 책임자 D씨는 “법적 문제가 없을 뿐더러, 식사시간이 길지 않고 최대한 자체 주차장에 안내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산동부경찰서 교통관리계 E경장은 “근처 빌라 거주자들도 해당 지역에 종종 주차를 하는 걸로 안다. 주정차 금지구역 지정이 근처 빌라 거주자들께 또다른 피해가 될 수도 있다. 여러가지 방향에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고양=유제원ㆍ최태원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