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영화관을 둘러싼 테마는 공포, 비장미, 스릴러 등이다. 밝은 분위기는 아니더라도 그 안에서 느껴지는 연출, 음향, 배우들의 연기력은 두려움과 찝찝함 보다는 강렬함과 인상적인 기억을 남길 전망이다.
<안티고네>를 비롯해 <엠티맨>, <런> 등 다양한 장르영화가 하반기 영화관을 점령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19일 개봉한 <안티고네>는 “전 언제든 다시 법을 어길 거에요”라는 문구를 전면 내세워 영화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었다. 알제리 출신 소녀 안티고네(나에마 리치)는 부모님의 죽음을 뒤로하고 캐나다 퀘벡에 정착해 할머니, 언니, 오빠들과 함께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경찰의 오인사격으로 큰 오빠 에테오클레스(하킴 브라히미)가 사망하고 작은 오빠 폴리네이케스(라와드 엘 제인)는 투옥되기에 이른다. 작은 오빠가 캐나다에서 추방될 위기에 처하자 안티고네는 오빠를 대신해 스스로 감옥에 갇히려 한다. 이에 세간의 관심이 온통 안티고네에게 쏠리게 되면서 대중은 SNS를 통해 그를 영웅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2008년 퀘벡에서 벌어진 ‘경찰 오인 사격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번 작품은 고대 그리스 신화의 인물들 이름까지 사용하는 이색적인 모습을 보였다. 신화 속 안티고네가 ‘거스르지 않는 자’라는 뜻을 가진 이름인데다 장례마저 금지 된 작은 오빠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을 수습했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과의 연관성이 짙어진다. 법에 대한 저항을 넘어서 그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할 전망이다.
같은 날 개봉한 <엠티맨>은 10대 아이들의 연이은 실종사건으로 공포에 빠진 마을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은퇴한 전직 경찰 제임스(제임스 뱃지 데일)는 친구의 딸 아만다(사샤 프롤로바)의 실종에 의문을 품고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는 사건을 파헤치던 중, 전설로 기록된 공포의 존재 ‘엠티맨’과 그를 추종하는 비밀 단체가 아이들의 실종에 연루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당초 그래픽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인만큼 원작과의 비교도 이번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전망이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런>도 미스터리물과 스릴러의 조합으로 관객의 이목을 끈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앓고 있는 클로이(키에라 앨런)는 휠체어를 타고 외딴 집에서 엄마 다이앤(사라 폴슨)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클로이는 식탁에 놓인 장바구니에서 하나의 물건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의 장애와 엄마의 과잉보호가 모두 모종의 사건, 존재때문에 일어났음을 알게된다.
소개한 세 영화 모두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각각 다큐멘터리, 공포, 스릴러 장르로 표현해냈다. 하반기 영화관의 주 콘셉트인 해당 장르물이 대중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 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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