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경영성과 미흡하면, 조 회장 담보주식 처분·경영 퇴진”

법원의 가처분 인용시 거래 무산되면 차선안 신속히 마련할 것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추진 과정과 이후 경영성과가 미흡하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19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오너 일가 지원 논란에 대해 “조원태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체를 이번 계약 이행에 대한 담보로 제공했다”라면서 “산은은 경영평가를 통해 통합추진과 경영성과가 미흡하면 담보 주식을 처분하고 경영일선에서 퇴진시키는 등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부여했다”라고 말했다.

산은은 8천억원을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지원하면서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 전체가 담보로 잡혔고, 윤리경영을 위한 7대 의무 조항을 부여했다. 조 회장의 보유주식 시가는 총 2천730억원으로 기담보제공 채무금액 감안시 실질 담보가치는 약 1천700억원 수준이다.

한진칼이 주주배정유상증자가 아닌 3자배정유상증자를 실시한 이유에 대해선 “산은이 직접 주주로서 통합작업에 참여해 계열주 및 경영진의 책임경영 의지를 이끌어 내기 위함이다”라면서 “동시에 건전 경영의 감시 역할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서, 의미 있는 규모로 의결권 있는 보통주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대답했다.

3자연합과 사전에 만났느냐는 질문에는 최 부행장은 “3자간 법적 계약관계와 그 실체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항이 없고, 한진칼의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았다”라면서 “이번 거래를 위해 누구와 어떠한 책임과 의무를 갖고 협의에 임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산은의 거래 상대방은 한진칼이며, 계열주는 한진칼의 대표이사이자 한진그룹의 동일인 지위에서 한진칼의 의무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거래 당사자에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소송 등 법률적 리스크에 대비하느냐는 질문에는 “항공산업 및 관련 종사자들이 처한 절박한 상황 등을 고려해 통합작업은 준비된 일정과 절차대로 진행해 나갈 것이다”라면서 “다만 법원의 가처분 인용시 이번 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차선의 방안을 신속히 마련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18일 3자연합 측은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결정에 대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승인 이슈 발생 가능성에 대해 최 부행장은 “해외에서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일부 조정 등 조건부로 인가한 사례는 있으나 항공사 간 기업결합거래를 관계당국이 불허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적 항공사의 생존위기, 국내외 LCC 및 외항사와의 경쟁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공정위와 각국 규제 당국이 판단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최 부행장은 내년 항공업 전망을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향후 상당 기간 대한항공 외 새로운 원매자를 구하는 게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라면서 “항공산업 전반의 구조 개편 및 기업들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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