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계가 매머드급 싱크탱크 ‘민주주의4.0연구원’을 창립, 내년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세력화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친문 진영의 조직화가 1년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권 지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재명 지사의 원내 지지기반 확보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친문계 의원들을 주축으로 현역 의원 56명이 참여한 민주주의4.0은 지난 22일 발족식에서 “4번째 민주정부를 창출해야 한다”며 정권 재창출 의지를 다졌다. 이들은 여당의 대권 양강구도를 형성한 이낙연 대표, 이재명 지사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거나 제3의 후보를 내세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친문 진영의 세 결집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이 지사 역시 ‘정치적 동지’ 확보에 신경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내에서 명확하게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은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4선, 양주), 김영진 원내총괄수석부대표(재선, 수원병), 김병욱(재선, 성남 분당을)·이규민 의원(초선, 안성) 등 4명이다. 사실상 원내 지지기반이 취약한 셈이다.
이에 대해 경기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정치에서 가장 기본적인 게 동지인데, 이 지사의 경우 이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만 갖고 대의를 실현할 수는 없다”며 “함께 뜻을 도모할 수 있는 우군을 모으는 일도 병행하는 게 분명히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지사가 경기지역 의원 및 비례대표 의원 중 정책적 지향점이 같은 인물들과 교류를 이어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우군은 본인의 스킨십, 권력 등을 통해 만들 수도 있고, 정책을 매개로도 형성할 수 있다”며 “이 지사가 그동안 개최해온 국회 토론회를 코로나19 이후에도 잘 활용해 의원들과 정책적 공감대를 나누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이 지사의 경우 성장스토리와 확장성, 팬덤을 갖춘 만큼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인’이 되는 게 가장 확실한 우군 확보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성과와 실적을 통해 국민의 여망을 받게 되면 자연스레 정치적 동지도 늘어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상당수 의원들은 선택의 순간이 오면 ‘될 사람’에게 몰리는 경향이 있다. 국민의 지지가 의원들을 당긴다고 볼 수 있다”며 “과거 16대 대선 후보 경선 초반만 해도 많은 의원들이 ‘이인제 대세론’을 따랐지만, ‘노무현 열풍’이 불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확실성이 큰 대선에서 누가 가장 기회를 확실하게 살릴 수 있느냐 등이 관건이기 때문에 그동안의 실적과 성과, 국민의 지지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이 지사가 지속적인 정책 성과를 통해 국민의 후보가 되면 상황을 관망하던 의원들 역시 이 지사를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우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