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지친 많은 시민들이 시를 통해 위로 받고 나아가 자신을 치유하면서 평온함과 소소한 행복을 찾았으면 합니다”
구리시청 정문 앞 호수공원 뒷편에는 아담한 카페가 있다. 지난 여름 막바지에 문을 연 시낭송 카페다. 시가 있다는 매력 때문인지 날이 갈수록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구리시에서 어느덧 명소로 자리 잡아가는 곳이다. 이 카페는 지난 9월 가을 문턱에서 멋들어진 시낭송 콘서트를 개최했다. 코로나19로 쉽지 않게 마련된 콘서트였지만 서로 시를 읊조리며 인생을 이야기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곳 카페지기는 국내 시낭송 계에서 그리 낯설지 않은 시낭송 작가 김경복씨(49ㆍ여)다. 김 작가는 시를 통해 인생을 이야기하며 삶을 살찌우는 작은 행복 공간으로 카페 문을 열었다 말한다. 그가 시낭송과 직접적 연을 맺게 된 것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당시, 국내 시낭송 본가라 할 수 있는 재능시낭송대회에서 시낭송가 증서를 받고 난 후 본격적 활동을 알렸다. 그러다 지난 2011년, 단독 리사이틀을 열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고 지난 20여 년 동안 그가 참여한 대회나 행사 등 각종 콘서트만 해도 수백여 회에 이르고 있다.
김 작가는 시에 대한 애정만큼, 재능기부를 통한 지역사회나 어르신들을 위한 행복 전도사 역할도 활발히 수행해 왔다. 소아암코서트 참여를 비롯, 인근 남양주와 부천지역 요양원 등을 오가며 시로 위안을 전해줬고 또 구리에서는 시간 날 때마다 장자호수공원과 아치울 등 지역 명소를 찾아 시낭송을 통해 시민들에게 위안과 평온함을 선사했다. 그가 인생 절반 이상의 시간을 시와 함께 해 온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꿈많은 여고시절, 김춘수의 꽃이란 시를 대하면서 시의 매력을 느끼게 됐고 이후 아이들을 키우면서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하는 물음에 동시와 동화를 접하게 되면서 시의 마력에 흠뻑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지금까지 봄(20~30대), 여름(40대), 가을(50대) 등 3편의 시낭송집(아낌없이 주는 나무)을 발표했다. 앞으로 겨울(60대)판까지 내놓을 생각이다. 그리고 자작시로 김경복 시낭송집이란 완결판까지 선보일 예정으로 일상 대부분의 시간을 시와 함께 하고 있다. “시는 아픔을 치유하고 인생을 살찌우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어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이 행복했고 또 시와 함께 한다면 삶이 헛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는 김경복 작가. 모두의 심신이 허약 일로로 치닫고 있는 코로나19 정국 속에 내달, 그가 준비 중인 겨울 공연이 한층 기대되는 이유다.
구리=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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