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물동량, 수출 컨테이너 60%가 ‘텅텅’

7개월 연속 역대 최대 기록중이지만 경제적 착시 효과

인천항만공사(IPA)가 집계하는 인천항의 물동량이 7개월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지만, 정작 수출 컨테이너의 절반 이상은 속이 빈 공컨테이너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공컨테이너는 자칫 수출이 많아지는 것 같은 착시만 나타낼 뿐, 경제적 효과는 거의 없어 IPA의 내실있는 물동량 증가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5일 IPA 등에 따르면 인천항은 코로나19 펜데믹에도 역대 최대 물동량을 7개월 째 갱신하고 있다. 지난 10월 물동량도 28만3천858TEU로 인천항 개항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IPA는 올해 컨테이너물동량이 목표치인 325만TEU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항 물동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4~10월 전체 수출 물동량 95만8천619TEU 중 공컨테이너가 57만1천952TEU(59.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이 채워져있는 적컨테이너보다 비어 있는 공컨테이너가 더 많은 것이다. 적컨테이너는 실제 화주, 운송사, 생산자, 소비자 등 경제주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공컨테이너는 일부 하역사 등을 제외하고는 경제효과가 없다.

특히 이 같은 공컨테이너에 의한 물동량 상승은 해마다 반복하고 있다. 역대 최대치인 올해 10월 물동량은 이전 최고 기록인 2018년 10월(27만4천956TEU)보다 8천902TEU 높은데, 이 차이는 공컨테이너 물동량 상승폭인 8천709TEU와 비슷하다. 결국 적컨테이너의 수출입에는 변화가 없는 셈이다. 이로 인한 낮은 경제효과는 인천지역의 수출동향에서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인천항의 10월 수출 물동량은 늘었지만, 같은 달 수출무역액은 지난해 10월(31억달러)보다 2.6% 감소한 30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항만업계는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컨테이너 터미널 장치장 부족 등의 문제로 하역작업 생산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 게다가 적컨테이너는 화주가 물류비용을 부담하지만 공컨테이너는 선사가 부담하는 탓에 선사가 인천항을 기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역대 최대 물동량을 기록했다고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다”라며 “IPA 등이 수출화주 마케팅 등을 강화해 내실있는 물동량을 증가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IPA 관계자는 “수입이 많은 인천항의 특성상 되돌아 나가는 공컨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원인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체질을 개선하려 동남아 항로, 케미칼·화학용품 등 냉동냉장화물 등을 유치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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