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시끄러운 코로나… 새삼 조용한 朴 시장

- 인천 확진자 무더기 감염 속출, 3차대유행 위기에 담화문 0번
- 박남춘 인천시장, 코로나 제3차 대유행 임박에도 시민 앞에 나서지 않아
- 대시민 메시지 없고 SNS에 글만 5개, 강조했던 ‘과잉 대응’ 실종

박남춘 인천시장이 코로나19 제3차 대유행의 위기 상황에서도 시민 앞에 나서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이 지난 2차 대유행 당시 거듭 강조했던 ‘과잉 대응’도 사라졌다.

지역 안팎에선 박 시장이 대시민 담화문 발표 등을 통해 방역 당국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시민에게 방역 수칙 협조를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15일 2자리 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후 지금까지 총 22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2일 동안 1일 평균 약 19명의 확진자가 나온 셈이어서 제3차 대유행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이 기간 단 1차례도 시민 담화문을 내지 않았다. 남동구 감자탕집 관련 37명, 그리고 해경 발 유흥주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38명이 무더기로 나오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 조치가 이뤄지는데도 박 시장의 브리핑이나 담화문 발표 등은 없는 상태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8월에 발생한 제2차 대유행 당시 2차례 담화문을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발표하던 것과 차이가 있다. 당시 박 시장은 남동구 교회 관련 집단 감염이 발생했던 지난 8월 20일, 그리고 2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한 8월 23일 각각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시민에게 방역수칙 준수 및 사회적 거리두기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대시민 메시지 전달도 미비하다. 박 시장은 지난 8월 15일부터 11일간 10차례, 1일에 1번 꼴로 코로나19 관련 정보나 시민 대상 방역 수칙 준수를 호소하는 글을 SNS에 공개했다.

그러나 박 시장이 지난 15일부터 SNS를 통해 코로나19와 관련한 글을 올린 것은 5번에 불과하다.

시장의 담화문 발표 등은 시민에게 직접 현재 상황을 알린다는 점에서 시민의 방역당국에 대한 신뢰, 방역수칙 협조 등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담화문 발표를 방역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꼽는다. 김경우 인제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현재 코로나19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시민의 적극적인 협조에 성패가 달려 있다”며 “시민의 협조는 방역당국에 대한 신뢰에서 나오기에 시장의 담화문 발표 등이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특히 최근 이 같은 박 시장의 모습은 2차 대유행 당시와 비교해 코로나19 대응 강도에도 차이가 난다. 지난 2차 대유행 당시 박 시장은 여러차례 ‘과잉 대응’을 강조하며 중앙정부의 판단보다 선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 적용해 왔다. 반면 이번엔 인천의 코로나19 증가 추이가 서울·경기 등 다른 수도권 지역에 비해 낮다는 이유로 1.5단계 적용 시점을 4일 뒤로 늦추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진오 대변인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적용 이후 첫 저녁 회의에서 음식점과 손님 등 시민이 방역 수칙을 너무 잘 지켜준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시장의 별도 메시지 없이도 시민 스스로 거리두기 상향 조정에 따른 방역 수칙을 지켜 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또 “시민 담화문 발표도 검토 중이며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한다고 판단하면 즉시 담화문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인천에서는 이날 유흥업소 방문자 2명 등 총 24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로서 인천의 누적 확진자는 총 1천323명이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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