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향숙 이봉애송죽기념사업회 이사장 "전승자들에 희망 주고파"

민향숙 이봉애송죽기념사업회 이사장. 이봉애송죽기념사업회 제공
민향숙 이봉애송죽기념사업회 이사장. 이봉애송죽기념사업회 제공

“잊혀져 가는 무형유산을 발굴하고 기록해 후대의 기억에 새김으로써 전승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특히 평양검무의 첫 씨앗이 뿌려진 이곳 안양에서, 故 이봉애 선생님의 유지를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유산을 발굴 계승하고 전승자를 양성하는 데 앞장서는 이가 있다.

문화재청 관할 사단법인 한국춤역사위원회 이사장과 故 송죽 이봉애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민향숙 이사장(51)의 이야기다. 경남 산청군 출신의 민 이사장은 서울 세종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한 이후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ㆍ사회교육대학원 무용과 주임교수로 활동하며 전통무용 분야 후학 양성에 힘썼다.

또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궁능활용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 대한민국 문화유산의 예술적 활용을 심의하는데도 역할을 담당해왔다.

한국의 전통무용가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인 벽사(碧史) 한영숙ㆍ정재만 선생의 가르침을 받은 그는 스승의 유지를 이어받아 계승가치가 있는 전통춤을 발굴하는 한편 우리 춤의 맥을 잇는 춤꾼을 조명하고 이를 기록하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에 평양검무전수관을 개관, 전수관 대표로서 평양 출신 이봉애 선생(평양검무 제1대 예능보유자ㆍ향년 97세)이 보급한 평양검무를 계승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봉애 선생은 1945년 월남해 70년부터 안양에 거주하며 평양검무의 씨앗을 뿌린 인물로, 2001년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받았다. 민 이사장은 바로 이봉애 선생으로부터 평양검무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아 평양검무의 계승 및 후학 양성의 최일선에 서게 됐다.

민향숙 이봉애송죽기념사업회 이사장. 이봉애송죽기념사업회 제공
민향숙 이봉애송죽기념사업회 이사장. 이봉애송죽기념사업회 제공

평양검무 제1기 이수자이기도 한 그는 젊은 예술인들과 함께 평양검무 원형 그대로를 보존 계승하는 것은 물론 평양검무, 기성검무, 안양검무, 평양검기무 등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검무를 개발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중 안양검무의 경우 안양시민을 위해 만들어진 안양시민의 춤으로, 안양을 대표하는 곡식과 꽃, 동물 등 향토적 요소를 춤에 가미해 재구성했다. 이와 관련 민 이사장은 전통춤 연구 및 기록화 작업을 병행해 2016년부터 저서 ‘우리춤이야기’ 4권과 평양검무 이론 및 무보집 6권 등을 출간하고 관련 공연을 개최하는 등 전통춤 대중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잊혀져 가는 문화유산의 발굴과 계승, 발전을 위해 온 힘을 쏟겠다는 민 이사장. 그는 최근 평양검무의 시초인 이봉애 선생의 추모행사(12월1일 안양아트센터)를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다.

민 이사장은 “현재 제2대 예능보유자인 정순임 선생님과 함께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고 평양검무 모보집 및 전수교본 발간, 전수관 개관, 평양검무 무용단 구성 등 평양검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 역시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면서 “현재 이봉애 선생의 작은 흔적까지 찾아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 중으로, 문화예술인의 삶을 재조명함으로써 그 가치를 더 높이고 싶은 것이 개인적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대에 부합하는 문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과거의 안양, 그 안에서 숨 쉬던 문화유산을 찾아내 이를 기록하고 계승, 발전시켜 후대에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지자체, 문화 관련 기관 등과 연계해 문화유산 계승 발전을 위한 다양한 창구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죽이 이봉애 추모 1주기 기념공연 포스터. 이봉애송죽기념사업회 제공
송죽이 이봉애 추모 1주기 기념공연 포스터. 이봉애송죽기념사업회 제공

안양=한상근ㆍ박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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