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임진강 남북협력 '공유하천 공동관리 기구' 제안

임진강 유역 남·북한 댐 현황. 경기연구원

경기연구원이 매년 되풀이되는 임진강 유역 홍수피해 대책으로 남북이 참여하는 ‘공유하천 공동관리 기구’를 설치하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경기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후위기시대, 남북이 함께하는 임진강’을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임진강 유역은 최근 10년간 연 강수량의 60% 이상이 여름철에 집중되면서 홍수 피해가 발생하고 반대로 봄철에는 심각한 가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파주시 장단반도 일대의 농업용수 부족 사태와 올해 여름철 발생한 홍수 피해다. 올해 6~8월 임진강 유역 평균 강수량은 1천47.8㎜로 2017~2019년 평균치인 605.7㎜를 크게 웃돈다. 이런 기후 변화 영향과 남북한 공유하천이라는 여건이 임진강 유역의 수자원 관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 임진강 유역도, 임진강 유역 표고 분포. 경기연구원
임진강 유역도, 임진강 유역 표고 분포. 경기연구원

아울러 임진강 전체 유역면적 3분의 2를 차지하는 북한이 2000년대 들어 본류에 8개 댐을 건설해 용수와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09년 가동을 시작한 황강댐은 저수용량이 가장 크고 위치가 남쪽에 가장 가까워 무단 방류, 유량 감소 등으로 경기북부 지역에서 피해가 빈발하고 있다.

황강댐 방류로 2009년 9월 야영객 6명이 사망했고, 이후에도 해마다 야영객 대피, 어구 손실 등이 발생했다. 올 8월에는 71채의 주택이 침수되고 군사시설 141곳과 하천 44곳이 유실됐다. 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대북 유감 성명서를 내고 남북 공동 이용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황강댐 대응용으로 군남댐을 건설해 2010년부터 가동하고 있지만 올해와 같은 집중호우 때 저수용량이 5배나 큰 황강댐 방류가 겹치면 군남댐으로는 홍수조절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황강댐과 군남댐 간 거리는 57㎞로 물이 도달하는 데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데다 밀물 시간이 겹쳐 하류 물이 빠지지 않으면 피해가 더 커진다.

조영무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경제적 이익이 보장되고 군사 안보적 위협이 없다는 확신이 있어야 협력에 참여할 것이다. 이에 유역 공동관리에 따른 편익과 손실을 분석해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공유하천 공동관리 기구’를 설립해 남북 협력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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