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화두가 ‘포스트 코로나’에서 ‘위드(With) 코로나’로 넘어가고 있다. 이른바 코로나19가 불러온 ‘뉴 노멀(New Normal) 2.0 시대’가 펼쳐졌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의 저서 ‘새로운 부의 탄생(When Markets Collide)’에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현상을 뉴 노멀로 규정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대학가의 전환도 가속화하고 있다. 인하대는 지난 수년간 에듀테크 환경을 혁신적으로 도입해 왔으나, 올해는 온라인 수업으로 대거 전환해야 해 하드웨어와 시스템을 대폭 보강했다. 온라인 강의 데이터베이스 서버의 용량과 속도를 수배로 추가 증설하고, 내년에 도입할 예정이었던 학습관리 시스템(LMS)도 한 학기 앞당겨 구축했다. LMS 전담 헬프데스크를 마련해 학생들의 질문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발 빠른 대응의 비결은 한발 앞서 추진해온 교육혁신 드라이브였다. 4차 산업시대를 선도하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 차원에서 꾸준히 준비해왔다. 의사소통능력(Communication), 협업능력(Collaboration), 비판적 사고능력(Critical Thinking), 창의력(Creativity)이라는 4C를 갖춘 인재양성을 목표로 ‘인하-펜타(Penta)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라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창의’와 ‘융합’을 키워드로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 인프라 구축, 지역사회 기여 등 다섯 가지 핵심전략과 핵심 프로그램을 구체화했다.
오프라인 교육현장을 단순히 온라인으로 옮기는 방식만으로는 교육혁신을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교육현장에서 온라인 교육의 역할은 대면강의를 보조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제는 코로나19로 그 역할이 대면수업과 대등한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뉴노멀 3.0 시대는 1천명의 학생이 1천개의 커리큘럼으로 공부하는 ‘매스 퍼스널 라이제이션(Mass Personalization)’ 시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의 생존은 교육의 모듈화와 유연화에 달려 있다. 인하대는 지식 전달 위주의 이론 수업은 반복해서 들을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오프라인 강의는 실습과 토론을 위주로 설계하는 식으로 각각의 장점을 결합하고 연계를 강화한 맞춤형 블렌디드 학습모델을 개발하려고 한다. 1천300년 전에 언급됐던 부위정경(扶危定傾)의 자세, 즉 위기를 맞아 변해야 할 교육 체계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됐다.
신수봉 인하대 교학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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