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서 발화 확인…우레탄폼 다수 발견” 군포 아파트 화재 합동감식

지난 1일 발생해 11명의 사상자를 낸 군포시 산본동 군포 백두한양9단지 아파트 화재(경기일보 1일자 6면)의 최초 발화점은 12층 거실로 확인됐다. 화재 원인에 대해선 집안 내부에서 수거한 물품 감정 등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군포경찰서 등 5개 기관은 2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합동감식을 진행한 뒤 “연소 패턴을 볼 때 화재 현장 거실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생존자의 진술대로 거실에 있던 전기난로에서 불이 시작된 것이다.

정요섭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현장에서는 전기난로와 우레탄 폼 15개, 스프레이건, 시너 등 샷시 공사에 필요한 공사 장비가 발견됐고, 구체적인 수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대덕 군포경찰서 형사과장의 말을 종합하면, 당시 화재가 난 가정집에는 외부 샷시 공사 업체 근로자 5명(한국인 1명ㆍ외국인 4명)과 집주인 A씨 등 집에 살던 3명까지 총 8명이 있었다. 외국인 4명은 모두 불법체류자로 확인됐다. 당시 공사는 하루 만에 끝날 수 있는 규모의 작업으로 오전 8시30분부터 진행됐다.

전날 오후 4시36분께 거실에서 ‘쿵’ 소리가 나고, 전기난로에서 연기와 함께 불길이 솟아오르자 A씨 등 주민 3명과 작은방에 있던 외국인 근로자 3명은 계단으로 대피했다.

한국인 근로자와 또 다른 외국인 노동자 등 2명은 당시 베란다에 있어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이 둘은 불길을 피하다 창 밖으로 추락, 두개골 골절 등으로 그 자리에서 숨졌다.

13층과 15충 주민 3명은 비상문 한 층 위 엘리베이터 권상기실(기계실) 앞에서 발견됐다. 13층 주민 B씨(35)와 15층 주민 C씨(52)는 사망한 상태였고, C씨의 아들 D씨(23)는 안면 화상 등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상태다.

이들은 모두 옥상 비상문으로 대피하려다 연기에 시야가 가려 옥상으로 향하는 문을 지나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문 유도등은 불로 인해 녹아 있는 상태였다. 이 밖에 6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 경상을 입었다.

다만 합동감식팀은 화재 원인에 대해선 확인하지 못했다. 정요섭 과수대장은 “발화원은 앞으로 내부 수거 물품 등 감정 후 수사 과정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대덕 형사과장은 “건물 스프링클러 여부와 과실 여부 등에 대해서는 수사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백두한양9단지 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헌화 장소를 마련하는 등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성금도 모아 유족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김해령ㆍ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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