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방재영웅을 기리며

재난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각종 재난으로 셀 수 없는 인명과 재산상 손해를 입고 있고, 그 피해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서도 본연의 책무를 다한 분들이 있다. 21세기에 들어서 묵묵히 자신의 직무를 수행한 방재영웅들을 기려 본다.

‘코로나19’에 혼신을 다하여 대응한 ‘정은경(질병관리청장)’이 있다. 코로나19 확진을 의연하게 대처하여 생명을 보호함은 물론 대한민국을 일약 스타국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그간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침몰로 사고공화국을 면치 못했는데 ‘정’ 때문에 국제적 위상이 달라졌다. ‘머리 감을 시간을 아껴야 한다’며 숏컷을 했다.

외신에서는 ‘Virus Hunter’라는 별명까지 붙여 주었다. ‘정’은 1995년에 국립보건원에 연구관으로 특채되어 지금까지 한우물을 파 왔다. 일만시간의 법칙에 딱 맡는 전문가다. BBC(영국공영방송)는 2020여성 100인에 ‘정’을 포함하면서 “한국질병관리본부의 첫 여성본부장이면서 코로나19 대 유행 속에서 투명하고 차분한 일일 브리핑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승무원을 포함해 탑승객 155명 전원을 위기에서 구해낸 ‘체슬리 설렌버거(Chesley Burnett”Sully“Sullenberger)’ 기장이 있다. US항공기가이륙한지2분여만에새때들과충돌하여 엔진이 멈추자 기장 ‘설리’는바로관제탑에알린다. 관제탑은회항을 유도한다. ‘설리’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근처에 있는허드슨강에불시착 한다. 이륙하고새때들과충돌하고허드슨강으로불시착하기까지고작5분이였다. 뉴욕에 거주하는 ‘설리’기장은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뉴욕거리를 산책하거나 조깅한다. 몸관리를 위해 하는 일상이지만 ‘예고 없이 찾아올 만약의 위기를 몸으로 익힌다’는 생각이 자신도 모르게 뉴욕 빌딩의 높이까지 ‘설리’기장에게 스며들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9·11테러에 사전 대비한 ‘릭 리스콜라(Cyril Richard Rescorla)’가 있다. ‘릭’은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빌딩에 입주한 투자 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재난안전 책임자다. 평소에 WTC도 테러에 안전하지 않으니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88년 팬암항공기 테러, 1993년 WTC 지하층 테러를 당하고 나서야 모건스탠리 CEO는 안전훈련에 필요한 예산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릭’은 메뉴얼을 구축하고 3개월에 한 번씩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9.11테러당시 모건스탠리의 임직원 3천여명은 ‘릭’의 6년간의 끈질긴 반복훈련과 교육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릭’은 “모두 탈출했는지 확인하겠다”며 타워로 들어갔다가 건물과 함께 실종되었다.

‘정’ 청장과 ‘설리’ 기장께는 행운을.

‘릭’께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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