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첫 12월 수능이 치러지면서 시험장 풍경이 달라졌다.
사라진 응원전에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했고 수험생들은 각각 마스크를 착용한 채 칸막이가 설치된 책상에서 시험을 치렀다. 다만 경찰차나 구급차를 타고 다급하게 지각생이 뛰어들어오는 모습이나 시험을 마치고 기다리던 학생과 부모가 부둥켜안는 모습 등은 예년까지와 같았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3일 오전 7시30분께 화성시 반성고등학교는 비교적 조용했다. 23개 시험실에서 수능 시험을 치른 552명의 학생들은 건물 앞에 일렬로 줄을 서고 발열체크를 진행한 뒤 입장했다. 건물 외벽에는 재학생 일동이 내건 2개의 응원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 현수막에는 ‘꿈을 향해 달리자! 넌 할 수 있어, 보석처럼 빛날 너를 응원해’, ‘3학년 선배님들 화이팅’이란 문구가 적혔다.
용인시 상현고등학교는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었다. 입실 종료까지 1시간이 넘게 남은 시간부터 수험생들이 북적였다. 오전 7시50분 한 학부모는 수험생인 자녀가 도시락을 두고 입실했다며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그는 뒤늦게 아이와 연락이 닿아 학교 관계자의 도움으로 도시락을 무사히 전달했다.
경기남ㆍ북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10분까지 수험생 수송과 수험표 전달 등 총 72건(남부 59건, 북부 13건)의 편의를 제공했다.
수원서부경찰서는 오전 7시30분께 서둔동주민센터 일대에서 수험생이 다리를 다쳐 불편하다며 고사장까지 수송을 요청하자 약 7㎞를 태워다줬다. 구리경찰서는 도농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보는 파주지역 수험생이 남양주시 토평고로 잘못 찾아가 도움을 제공, 시험장에 들여보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역시 코로나19 확진자 3명, 자가격리자 10명과 코로나19와 무관한 수험생 2명 등을 수송했다. 오전 9시55분께에는 수원지역 한 고교에서 시험을 보던 학생 1명이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수능이 끝난 뒤 학교 앞은 수험생을 마중 나온 가족들로 북적였다. 수원 조원고 앞에서 만난 김세훈군(19)은 “국어에서 문학 부문이 가장 어려웠다. 그래도 대부분 평이한 수준이라 만족스럽다”며 “마스크를 오래 쓰고 있었지만 이미 익숙해서 괜찮았고 가림막도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인근 수일고에서 만난 이준서양(19)은 친구들에게 달려가 시험 난이도에 대해 얘기하며 “지구과학이 너무 어려워 혼났다”고 웃음을 내보였다.
이날 경기지역 수능 부정행위자는 오후 5시 기준 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반입금지 물품(휴대폰, MP3 등 전자기기) 소지 4명 ▲종료령 이후 답안지 표기 4명 ▲4교시 탐구영역 응시 절차 위반 1명 등이다. 부정행위자들은 발각 즉시 퇴실 처분을 받았으며 조사 후 부정행위가 확정되면 성적은 무효처리 된다.
한편 2021학년도 수능 문제와 정답 이의신청 기간은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이며 14일에 정답이 확정되면 성적 통지와 배부는 이달 23일부터 제공될 예정이다.
지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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