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플랫폼기업 쿠팡은 지속적인 적자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며 시장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창사 이후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공격적인 물류센터 투자를 지속했고, 그 결과 ‘로켓배송 생활권’ 소비자가 2014년 약 250만명에서 지난해 약 3천400만명으로 늘어났다. 2015년 1조1천338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9년 7조1천531억원으로 상승했으며, 2018년 1조1천280억원이었던 적자는 지난해 7천205억원으로 감소하는 등 매출 상승과 함께 수익성도 점차 개선됐다.
쿠팡은 미국의 아마존과 같은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모델을 추구하는데, 플랫폼 기업들의 목표는 낮은 수익률을 감수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진입장벽을 만들어 시장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여기서 진입장벽이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시장장악을 말하며, 아마존은 이러한 전략을 통해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절반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네트워크 효과란 상품 또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용자가 동일 상품의 다른 사용자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을 뜻한다.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특정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늘어나면 플랫폼의 사용가치가 증가하게 되고, 사용가치의 증가로 더욱더 많은 사용자가 진입하게 되는 등 선순환 효과가 발생한다. 네트워크 효과가 강해지면 선도적인 기업은 시장을 장악하고 다른 경쟁자는 시장수요를 가져오는 것이 어려워진다. 아마존은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해 고객을 끌어들였고, 많아진 고객은 더 많은 판매자가 아마존을 이용하게 만들며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했다.
플랫폼 기업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시장규모 확대와 독과점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게 된다. 또한 이들 기업은 소프트웨어 기반의 디지털 서비스 특성으로 추가비용이 적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플랫폼 기업의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시장규모 확대와 디지털 서비스 상품 특성은 대량 생산에 의한 비용감소를 의미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한다. 특히 독점을 통해 가격협상력이 높아지면 자신에게 유리한 협상위치를 차지할 수 있고, 이는 기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미국의 주요 플랫폼 기업들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형성하고, 인터넷 세상을 선도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과도한 시장장악력으로 사회 전체의 소비자 후생이 감소하는 등 우려의 시선도 커지고 있다. 한 가지 예로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상품 결제를 할 때 자신들을 통해서 결제하는 ‘인앱결제’를 의무화하고 결제 수수료를 올리겠다는 결정을 했다가 콘텐츠 업계의 반발로 시행시기를 연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플랫폼 기업들의 독점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미국 하원에서는 디지털 시장에서의 경쟁에 대한 조사 보고서에서 플랫폼 기업의 강제분할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반독점법 개정을 제안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산업 발전을 통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하면서도 이에 따른 문제점 발생은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제조사팀 이수민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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