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들과 함께 뜻깊은 무대
약 30년간 도내를 순회하며 무용과 악기 연주를 선보여 온 김미경ㆍ이대원(이상 49) 부부가 올해는 2세들과 함께 색다른 공연을 열어 눈길을 모았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5월31일 2019 국립국악원 요일별 기획공연 <금요공감> 무대의 가족의 사랑이야기 <대화>편에서 아들 현수씨(23)와 함께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올해 공연에서는 뮤지컬배우 지망생인 딸 현아양(19ㆍ화성봉담고)까지 함께 무대에 서 의미를 더했다.
김미경ㆍ이대원 부부와 자녀 현수ㆍ현아가 <가족의 사랑 이야기> 공연을 지난 1일 비대면으로 성료했다.
부제로 <2020 김미경의 대화 Ⅱ- 독백 (Monolog)>를 내세운 이번 공연은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화성시, 화성시문화재단의 2020년 지역예술활동지원사업 차원으로 열렸다.
대전 무형문화재 제1호 웃다리농악 이수자인 이대원 연주자가 총연출과 감독, 그리고 무대 악기를 맡은 가운데 안무를 맡은 김미경 무용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1호 승전무, 제27호 승무, 제97호 살풀이 전수자다운 기량과 노련한 모습으로 무대를 이끌어 갔다. 아들인 현수씨는 현대무용을, 딸인 현아양은 연기를 선보이며 무대 위 이야기를 선보였다.
공연은 크게 4개 플롯으로 나눠 열렸다.
첫 번째 무대는 <다스름 태평무>를 주제로 모든 병과 해로움을 쫓아내고 이로움을 들이고자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하늘을 여는 승무과 이 땅의 신을 다스리는 태평무가 어우러져 볼 거리와 느낄 거리 모두를 더했다.
이어 <아네모네>에서는 그리스 신화 속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 아레스의 이야기를 담았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미소년 아도니스와 연애하게 되자 이를 질투한 군신 아레스가 벌인 행각이 주 이야기다. 이야기 속 아레스는 아도니스가 사냥에 나선 걸 보고 거대 멧돼지에게 마법을 걸었다. 이때 멧돼지에게 살해된 아도니스가 흘린 피에서 붉은 색 아네모네 꽃이 생겨났다. 아네모네의 꽃말이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점에 착안해 아들 현수씨가 현대무용으로 작품을 구성해 꽃말의 내용을 재해석하고 안무했다.
<나에게...묻다. - 독백(Monolog)>에서는 이대원, 김미경, 이현수, 이현아 가족 4인이 모두 등장해 예술가로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독백 형식으로 풀었다. 현실과 미래를 묻고 어떤 도전과 시도로 답을 얻으려고 하는지를 심오하고 진중하게 되물어가며 무대를 이끌어갔다.
마지막으로 <북시나위>에서는 30년 넘게 국악의 길을 걸어온 이대원 연주자가 자신의 업이자 숙제인 북소리를 여러 악기와의 음악적 조합으로 선보였다. 이 공연에는 이 연주자가 북을 향해 고민하고 질문한 내용이 담겨 있어 느낄 점이 많았다는 평이다.
공연에는 이들 가족 4명 외에도 창, 무용단 단원 5인(이경순, 변진희, 이혜영, 황정례, 신정아)과 이미령 현대무용가, 도개 풍물 연희단 단원 6인(김성휘, 박선민, 민경진, 안중열, 박상희, 채윤정)이 함께해 양과 질 모두 풍성했다고 평가 받았다.
공연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예술을 고찰할 기회가 적었던 가운데 이들 가족의 생각을 담은 공연의 향연은 의미가 깊다”라며 “앞으로도 많은 의미를 내포한 대면ㆍ비대면 공연이 꾸준히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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