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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반장·조회도 일제 잔재라고요?"
정치 생활 속, 일제 잔재를 청산하자

"학교 반장·조회도 일제 잔재라고요?"

‘일제 잔재 청산 보도전’ 화성 동탄복합문화센터서 개최

“학교 반장, 조회, 주번이 일제강점기 시절의 잔재인 줄 전혀 몰랐어요.”

14일 오후 1시 화성시 반송동 동탄복합문화센터 1층 로비에 마련된 ‘일제 잔재 청산 보도전’. 이곳을 찾은 시민들이 말없이 벽 한편에 전시된 동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동영상에 떠오른 ‘농민층을 몰락시켰다’, ‘과거의 교훈을 되돌아보는 거울로’ 등의 기사와 사진들이 눈길을 끌었다. 몇 번의 터치로 기사를 넘겨 볼 수 있는 키오스크(무인 단말기) 역시 보도전을 찾은 시민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시민들은 “휴학계와 간담회도 일본식 한자어였네”, “운동장 구령대와 교내 태극기도 일제 잔재구나”라며 단말기 앞에서 발걸음을 떼질 못했다.

㈔경기문화관광연구사업단 주관으로 열린 ‘일제 잔재 청산 보도전’은 오는 21일까지 진행된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앞서 사업단은 지난달까지 ‘생활 속 일제잔재, 알아보고 알리고 없애고’라는 대주제 아래 총 10차례의 기획보도를 경기일보에 게재했다. 이후 게재된 기사 내용을 더 많은 도민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보도전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보도전은 ▲생활 속 일본 유래어 ▲문화재 일제잔재 ▲문화재 무형의 일제잔재 ▲식민문화 청산방법 등 4가지 주제에 맞춘 8개 기사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시했다. 터치식 무인 단말기 형태로 전시된 기사들은 이용자들이 직접 신문을 보듯 버튼을 눌러 페이지를 넘겨볼 수 있다. 또 영상화된 기사ㆍ사진들도 도서관을 찾은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보도전을 찾은 시민들은 평소 인지하지 못했던 유ㆍ무형의 일제 잔재들을 발견, 뜻깊은 시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보도전을 관람한 정훈진씨(61)는 “‘공란(空欄)’이나 ‘당분간(當分間)’, ‘내역(內譯)’도 평소 자주 사용하던 말들인데, 이렇게 많은 단어가 일제 잔재였는 줄 몰랐다”면서 “의식하지 않고 사용되는 일제 잔재 용어들이 많다는 걸 이번 보도전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문화센터를 찾은 김송연씨(38ㆍ여)도 “해방된 지 75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일제강점기의 유ㆍ무형문화재가 남아 있다”면서 “이런 뜻깊은 보도전이 더 활성화돼 많은 사람이 일제 잔재에 대한 현실을 알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보도전은 오는 20일까지 수원시 선경도서관에서도 만날 수 있다. 보도전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인해 입구에서부터 열 체크, 손 소독 등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지키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장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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