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끄고 비밀 통로로” 꼼수 영업 유흥주점 적발

집합금지 단속오자 수건 더미에 은신

“인계동 ○○가라오케에서 문 닫고 몰래 영업하는 거 같아요. 얼른 가보세요.”

15일 오전 3시30분께. 112 종합상황실에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A 유흥주점이 영업 중’이라는 신고가 들어왔다. 수원남부경찰서 인계파출소 직원들은 곧바로 해당 주점으로 출동했다. A 주점은 7층짜리 건물 중 2~3층을 통째로 쓰고 있었다. 1층에는 음식점이, 4층부터는 모텔로 이뤄진 건물이다. 당시 업소 간판불은 꺼져 있었다.

오전 3시35분.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은 둘로 나뉘어 현장을 덮치는 ‘샌드위치’ 전략을 택했다. 만에 하나 도주할 경우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한 팀은 정문으로 빠르게 들어가고, 다른 한 팀은 그보다 먼저 3층으로 올라가 모텔과 통하는 비상계단에 잠복했다.

경찰의 덫은 정확히 통했다. 업소 안에서 외부 CCTV를 보고 밖으로 뛰쳐 나온 10명이 경찰이 건물 내 진입하자마자 모텔로 이어지는 비상계단으로 도주한 것. 기다리던 경찰은 도주자들을 모두 검거했다.

이어 추가 일행이 있다는 첩보를 들은 경찰은 숨은 자들을 탐색했다. 모텔 객실이 있는 4층부터 샅샅이 살피며 포위망을 좁혀 나갔다. 도주자들은 그리 멀리 가지 못했다. 경찰은 수색 도중 5층 복도에 쌓인 수건 더미 속에서 인기척을 발견, 그 안에 몸을 구겨 넣고 있던 4명을 검거했다. 오전 3시45분께, 신고를 받은 지 약 15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자 출입구를 막고, 다른 통로로 손님들을 받아 ‘꼼수 영업’을 하던 유흥주점이 경찰에 적발됐다.

수원남부경찰서는 이날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유흥주점 종업원, 손님 등 14명을 검거했다. 적발된 이들은 남성 9명과 여성 5명이다. 이들의 진술에 따르면 이 중 남성 2명은 업소 직원이며 나머지는 손님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님 중 태국 국적의 여성 2명은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확인돼 수원출입국ㆍ외국인청으로 인계됐다.

이들은 문을 닫은 척 속이고 영업하면서 손님을 받아 방역당국의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도록 단속한 A 업소를 관할 구청인 팔달구청에 통보했다. 이처럼 꼼수 영업으로 적발된 유흥주점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최대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진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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