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영종·송도국제도시, 매년 구급환자 느는데 여전히 의료 사각지대

인천 청라·영종·송도국제도시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의료 사각지대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매년 인구와 구급환자가 늘어나는 데도 중증외상환자 등을 신속하게 치료할 대형종합병원 건립·유치는 계속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인천시·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청라·영종·송도 내 구급출동은 인구 증가 등에 따라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구 연희·경서·원창동을 포함한 청라 내 구급출동은 2016년 4천265건에서 지난해 4천951건으로 늘어났다. 중구 운북·운남·운서·중산·용유동을 포함한 영종 내 구급출동은 2016년 4천371건에서 지난해 5천455건으로 늘어났고, 연수구 송도동을 포함한 송도는 같은기간 3천527건에서 4천587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 9월까지 청라 3천562건, 영종 4천242건, 송도 3천282건 등으로 지난해 수준을 넘어서거나 유지할 전망이다.

특히 이들 지역과 가장 가까운 가천대 길병원, 인하대병원, 국제성모병원 등 대형종합병원까지 이동하는데 30~40분이 걸린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중증외상환자의 골든타임이 1시간인 상황에서 출동·현장조치 시간을 더하고 교통체증 등으로 환자 이송이 늦어지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과 외국인을 비롯해 응급현장의 구급대원마저도 대형종합병원 건립·유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 구급대원은 “송도에서 발생한 중증외상환자는 길병원이나 인하대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며 “솔직히 이들 대형종합병원까지의 거리가 멀어 구급활동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시와 인천경제청도 기업·투자 유치, 외국인 정주여건 개선 등의 경제자유구역 취지를 살리려면 이들 지역에 대형종합병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관련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 대형종합병원이 언제 들어설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청라에 대형종합병원 유치를 위한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은 코로나19 등에 따른 사업성 부족 등으로 사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3월 30일 사업자 공모에 실패한 이후 사업성 향상 방안을 찾고 있지만, 8개월째 답을 찾지 못해 재공모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영종은 국립병원을 유치하고 감염병 전문병동을 함께 건립하는 방안 등을 시에서 논의 중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커녕 관련 국비 확보도 실패했다.

송도는 오는 2026년 송도세브란스병원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건립 주체인 연세대학교가 이미 사업 일정을 여러차례 미뤄 신뢰감이 떨어지고 있다. 연세대가 송도세브란스병원 준공을 늦추는 것에 대한 환매와 지연손해금 조건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 역시 지역 안팎에서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청라의료복합타운은 인천경제청에서 사업성 향상 방안에 대해 최종 논의를 하고 있고, 영종에 대해서는 국립병원 유치 등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송도세브란스병원 역시 2026년에 개원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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