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1천명’에 의료체계 한계
전문의 2천700명 수급할 ‘시험’
대통령 ‘시험 실시하라’고 해야
코로나 병상은 이미 거덜났다. 경기도의 중증 환자 병상 0개다. 인천도 0개다. 타지 이송도 이미 시작됐다. 그제 경기도 환자 6명이 전라도로 갔다. 아무 연고도 없는 목포일 것이다. 지자체는 정부 믿기를 포기했다. 서울시가 컨테이너를 개조했다. 경기도는 대학 기숙사를 통째로 빌렸다. 홈 케어까지 준비해 놓고 있다. 홈 케어가 뭔가. 정상적 의료행위 포기다. 최악의 상황일 때 하는 선택이다. 이게 오면 안 되는데, 목전까지 왔다.
백신만 바라본다. 미국 백신 개발에 환호했다. 영국 할머니 접종에 박수쳤다. 어떤 신문은 이렇게 썼다. ‘백신 접종, 인류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잘못 쓴 제목이다. 한국은 다르다. 백신 대책이 있긴 했는지 모르겠다. 확보된 양도 부족하다. 안전 문제에도 장담 못한다. 도입 시기는 더 미덥지 않다. 어제 미국 화이자 CEO가 밝혔다. ‘미국 내 추가 공급은 내년 3분기에 가능할 것이다.’ 한국화이자는 후순위다. 내년에 온다는 보장도 없다.
백신은 예방의 단계다. 그때부턴 약사의 시간이다. 그게 요원해졌다. 계속 치료 단계로 남아야 한다. 여전히 의사의 시간이다. 그들이 흔들리고 있다. 1년째 코로나 현장을 지켜왔다. 곳곳에서 비명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거론했다. “현재 의료진과 병원 시설 규모는 거의 한계다…의료인들의 헌신과 봉사도 한계에 근접했다. 의료인 등 필수인력의 자녀들에 대한 돌봄 지원책도 나와야 한다.” 대책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대책이 하나 나왔다. 군(軍)을 쓰기로 했다. 군 의료인력과 육군 특전사 간부를 투입했다. 이렇게 조달된 군 병력이 300명이다. 하루 확진자는 매일 800~1천명이다. 턱도 없다. 더 투입해야 한다. 이쯤에서 많은 이들이 방법 하나를 말한다. 올해 안 본 의사 국가고시다. 완벽한 의료진 2천700명이 대기 중이다. 시험 보면 당장 현장에 투입할 인력이다. 근데 안 한다. 정부도 여당도 말하지 않는다. 이 대표 당부에도 이 말은 쏙 빠졌다. 왜?
의사에 본때를 보여주겠단다. 정부 체면을 구기지 않겠단다. 8, 9월로 돌아 가보자. 의사들이 정부에 대들었다. 의대 정원 확대, 공공 의대 설립을 반대했다. 의대 4학년들이 시험을 거부했다. 정확히 2천726명이다. 그후 ‘잘못했다’면서 시험 보겠다고 했다. 정부가 안 받았다. 형평성을 얘기했다. 공정성도 얘기했다. 여론 거부감도 말했다. 분명히 박수 친 여론은 있었다. 의사집단이란 게 원래 그렇다. 아플 때 아니면 늘 얄미운 집단이다.
8월까지는 그래도 됐다. K 방역 자랑할 때였다. 9월에도 그래도 됐다. 방역 공로자 포상할 때다. 하지만, 12월까지 이러면 안 된다. 찬바람이 코로나를 쏟아붓는다. 내 옆 사람이 막 넘어간다. 컨테이너, 대학 기숙사까지 등장했다. 아픈 국민이 의사를 찾기 시작했다. 의사 국시를 말하기 시작했다. 전문의 2천700명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상급종합병원 42곳에 64명씩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다. 훨씬 넉넉해 질 수있다. 시험 치러야 한다.
형평성? 지금 필요한 형평성이 뭔가. 모든 국민이 공평하게 진료받을 기회 제공이다. 여론? 지금 나오는 여론이 뭔가. 대기하지 않고 의사 진료받고 싶다는 목소리다. 확진자 10명이던 8월과 확진자 1천명인 12월은 모든 게 달라졌다. 시의성은 정책의 생명이다. 대통령 말이 틀렸다. “터널의 끝이 보인다.” 국민이 듣고 싶은 얘기가 아니었다. 이렇게 말해야 한다. “의사 시험 치러 충원하라.” 지금 국민이 간절히 듣고 싶은 얘기다.
세상 어떤 지도자의 통치 철학도 국민 생명의 가치를 앞설 순 없다.
‘석 원장’ 톡이 왔다. “김 주필, 내년에 의료 대란으로 엉망일텐데…. 의대 4학년 학생들과 오기 싸움 거둬 들이고 의료 현장을 정상화해야 해요. 코로나로 지친 의사 간호사들 줄줄이 사직할 게 뻔한데. 정말 큰일입니다.” 고기 사먹을 정도 벌었으니 됐다는 그다. 병원 줄여서 조용히 살고 싶다는 그다. 딱히 내세울 특권도 없어 보이는 그다. 그런 그가 왜 의사시험을 말하겠는가. 줄줄이 죽어나가는 환영(幻影)을 떠올린 걱정 아니겠는가.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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