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담] 배트맨은 없지만 배트맨만큼 매력있는 주연들

DC 코믹스의 인기 캐릭터 ‘배트맨’은 지난 1939년 만화책을 통해 대중 앞에 선보여졌다. 이후 만화, 영화, 게임,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80년 넘게 대중과 호흡해 왔다.

그 중 지난 2014년 9월부터 2019년 4월까지 FOX TV를 통해 시즌5에 걸쳐 방영한 <고담>은 기존의 배트맨 시리즈와는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배트맨은 없지만 배트맨만큼 매력적인 주연과 현실성 있는 서사를 갖춘 <고담>이 다시 히어로물 마니아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의 배트맨 시리즈와 달리 이 작품은 주인공이 배트맨인 브루스 웨인(다비드 마주즈)이 아니라 고담시 형사 제임스 고든(벤 맥켄지)이다. 모든 사건은 고든의 시선으로 흘러가며 중간중간 등장하는 펭귄맨(로빈 로드 테일러), 조커(카메론 모나한), 아즈라엘(제임스 프레인) 등 악역들은 초인적인 능력보다는 현실성 있는 극 전개로 긴장감을 조성한다.

아울러 주인공의 조력자인 알프레드 페니워스(션 퍼트위), 캣우먼(캄렌 비콘도바), 하비 불록(도날 로그) 등도 초인적인 능력 이전에 남다른 신체능력을 기반으로 한 판단력으로 주인공을 돕는다.

전반적인 극 전개는 매 화 벌어지는 범죄 사건을 고든이 수사하고 용의자를 구속하는 형태지만 그 사이사이에는 고담시 내 마피아들 간 알력다툼, 부정선거 등이 진행돼 연속성을 띈다. 아울러 펭귄맨, 리들러(코리 마이클 스미스), 등은 상황에 따라 고든과 웨인을 돕는 등 입체적인 행보를 보인다.

재밌는 점은 늘 정의를 외치며 정당한 절차를 강조하는 고든마저도 입체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점이다. 고든은 고담시 발령 직후부터 고담 경찰의 과반수 이상이 마피아로부터 협박 내지는 회유를 받아 그들의 하수인처럼 행동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아울러 자기자신마저도 마피아의 함정에 빠져 경찰 복직을 위해 마피아의 정적을 죽이는 등 이중적인 행보를 보인다. 이 같은 점은 작품내 일부 캐릭터를 제외하면 절대적인 선도, 절대적인 악도 없음을 보인다. 오히려 고든의 입체적인 행보 덕분에 조커와 아즈라엘 등 절대악들이 부각돼 배트맨 시리즈보다는 ‘느와르’물에 가까운 전개로 흘러간다.

배트맨도 없고 초능력도 없지만 현실성과 인물 간 두뇌싸움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만큼 이번 주말은 <고담>과 함께 ‘집콕’해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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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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