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하남시 망월동 권순흥씨(33)의 자취방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적막한 풍경이다. 공연기획 일을 하는 권씨는 업무 특성상 한가해지는 연말이면 지인들과 여행을 다니곤 했지만,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놀거리도 줄었고,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까지 내려지자 앞서 약속했던 지인들과의 만남을 모두 취소한 채 ‘집콕’을 결정했다. 권씨는 예년과 달리 집에서 편한 차림으로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고, 배달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2.용인시 수지구에 거주하는 박기태씨(28)는 코로나19로 인해 약속을 모두 취소했지만 모처럼 개인시간을 갖게 됐다며 그동안 업무에 치여 하지 못했던 취미생활을 계획했다. 박씨는 평소 관심을 갖고 있었던 인테리어 공부를 온라인에서 배울 예정이다. 박씨는 “코로나19 때문이지만 기왕 집에서 쉬게 된 만큼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봤다”며 “나홀로 크리스마스를 힐링의 시간으로 만들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펜데믹에 성탄절 풍경도 바뀌고 있다. 모임을 취소하고 집에서 혼자 성탄절을 보내는 이른바 ‘나홀로 크리스마스족’이 늘어나며 예년 크리스마스와는 다른 모습이다.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의 재확산 기세를 꺾기 위해 수도권에 지난 23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시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나홀로 크리스마족에 동참하고 있다.
외부활동에 제약이 생긴데다 영화관, 식당 등의 운영 시간이 제한되자 집에서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나 배달업체를 이용해 식사를 해결하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홈 인테리어 등 혼자서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도 덩달아 늘어난 추세다.
디자인 쇼핑몰인 텐바이텐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크리스마스 인기 제품군의 판매량은 23%가 늘었고, 미니 트리는 전년 대비 184%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나홀로 크리스마스’가 바이러스 확산 저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무엇보다 사람을 안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기에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연말이 가장 경계해야할 시기”라며 “이번처럼 국민들이 집콕을 하면서 대면접촉을 줄이고 있다면 코로나19 진정세에 조금씩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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