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입국해 고양에 거주하던 일가족 4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됨에 따라 변이 바이러스 감염여부에 대한 분석결과에 방역당국과 지역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 최근 입국한 또 다른 가족 3명에게서 28일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은 국내 전파 가능성을 우려하며 방역과 역학조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영국발(發) 입국자 3명에게 확보한 검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던 가족으로, 지난 22일 입국했다.
이들 가족에 앞서 영국에서 입국한 또 다른 일가족 4명이 지난 27일 확진됨에 따라 방역당국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조사 중이다.
일가족 4명 중 평소 심장질환을 앓던 80대 남성 A씨가 지난 26일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사후 확진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가족 3명이 이튿날 추가로 양성 판정됐다.
보건당국은 이들 가족을 대상으로 변이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분석 중이며 결과는 빠르면 이번 주 나온다.
이들 가족 중 숨진 A씨를 포함한 3명은 지난 13일 영국에서 입국했다. 이들은 입국 당시 음성 판정된 뒤 자가격리 중이어서 별다른 동선이 없다.
하지만 나머지 1명인 B씨는 지난달 8일 영국에서 먼저 입국, 2차례 검사를 통해 모두 음성으로 나와 자가격리가 끝나면서 외부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만일 이들 가족에게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면 자칫 국내에 전파됐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B씨의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하는 등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B씨는 확진 3일 전이자 성탄절 연휴 전날인 24일 오후 마스크를 착용하고 혼자 자택 인근 마트에서 30분가량 장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성탄절인 25일은 종일 집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26일에는 가족들의 자가격리 해제를 위한 검사준비를 하다 A씨가 갑자기 쓰러지자 구급차를 불러 일산병원에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고양시 관계자는 “영국에서 먼저 입국한 B씨가 2주간의 자가격리가 끝나고, 혼자 생활을 했을 때도 아무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최근 나머지 가족들이 입국한 뒤 자가격리를 하면서 B씨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양성판정을 받은 B씨와 부인은 이날 안산생활치료센터로 이송 예정이다. 나머지 가족 1명은 아직 병상을 배정받지 못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커뮤니티 등에는 “이들 가족이 집에서 이탈했다. 가족들이 자가격리 안 밝히고 숨기고, 외출하려 했다. 관할 보건소가 바로 확인을 안 해준다” 등의 댓글이 수백건 달려 있다.
한편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70% 정도 더 센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23일부터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하고, 모든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 격리해제 전 진단검사를 의무화했다.
고양=최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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