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맞아?’…현대건설ㆍ흥국생명 최악 졸전에 팬들 실망감

29일 경기서 양팀 총 57개 실책 남발…관계자들 ‘팬 돌아설까 우려’

지난 2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서 현대건설 고예림의 공격이 네트 안테나를 벗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선수들도 답답하겠지만 중계를 하는 우리도 힘이 드네요.”

지난 29일 오후 7시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 20-2021 V리그’ 여자부 3라운드에서 지난 시즌 1위인 수원 현대건설이 이번 시즌 막강 전력을 바탕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인천 흥국생명을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로 꺾었다.

스코어로만 보면 ‘전통의 명가’인 두 팀간 명승부로 보이지만 TV 중계를 본 팬이라면 ‘프로팀 경기 맞아?’라고 의심할 정도로 시즌 최악의 경기였다. 이에 경기를 중계한 방송 캐스터와 해설자도 세트를 더할수록 이 같은 상황에 실망하는 멘트를 연신 내뱉었다.

이날 양팀이 기록한 범실은 패배를 한 흥국생명이 29개, 승리팀 현대건설 28개로 총 57개의 실책을 남발했다. 특히 서브범실 개수에서 양팀은 나란히 12개 씩을 기록, 공격 득점이 아닌 실책으로 서로 점수를 주고받는 근래 보기 드문 졸전을 펼쳤다.

결국 이날 경기는 세트에 의한 호쾌한 공격 배구로 풀 세트 접전이 이어졌다기 보다는 상대의 실책으로 점수를 주고받는 경기였다는 평가가 어울릴 정도였다.

명승부를 예상했던 이날 경기가 졸전으로 바뀐데에는 리시브 불안과 이에 따른 볼배급이 원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로 상대 팀이 리시브 난조를 보인 것을 알면서 자연스레 서브의 강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어깨에 힘이들어가 서브실책이 많아졌다.

서브 범실과 리시브 불안이 경기 내내 이어지자 중계방송을 하던 캐스터가 “오늘 공은 평소와 다른 공인가요?”라고 말할 정도로 양팀 선수들의 플레이는 약속이나 한 듯 기대 이하의 연속이었다.

경기 뒤 ‘패장’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잘된게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였다”고 패인을 실책으로 돌렸다.

3라운드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한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 역시 “평소보다 유난히 실책이 많은 경기였다. 앞으로 실책을 줄이는 것이 남은 경기의 승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한 배구 관계자는 “코로나19 정국 속 김연경의 V리그 복귀로 안방 배구팬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 같은 졸전이 이어진다면 팬들이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라며 “선수들도 보다 더 경기에 집중해 모처럼 찾아온 여자배구의 흥행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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