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분노했다…후원금 횡령 의혹 ‘송암동산’ 검찰 고발

수년간 시설 아동들의 후원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을 받는 사회복지법인 ‘송암동산’의 전임 이사장 겸 원장(경기일보 28일자 1면)을 시흥시민들이 검찰에 고발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포털사이트 다음(Daum)에서 활동 중인 시흥지역 J 커뮤니티 운영진 4명은 지난 29일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전임 이사장 겸 원장 A씨와 성명불상자들, 사회복지법인 송암재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시흥시민 3만3천여명으로 구성된 이 커뮤니티는 지난 2006년 개설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송암동산에 대한 후원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 회원들은 수년간 매달 10명 안팎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아이들에게 직접 만든 식사를 대접했다. 또 청소, 설거지 등 각종 봉사활동은 물론 쌀이나 인형, 영양제, 후원금 등 아이들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봉사를 대폭 줄였음에도 누적 19명의 봉사자가 최소 130만원을 후원했고, 지난해엔 누적 107명의 봉사자가 아이들의 식대로만 264만원을 사용했다.

그러나 경기일보 보도 이후 배신감을 느낀 회원들이 공분하자 운영진 차원에서 A씨 등을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발장을 보면, 고발인 측이 피고발인 A씨 등에 대해 주장하는 혐의는 업무상 횡령과 업무상 배임ㆍ아동복지법 위반 등 크게 3가지다. 피고발인에 포함된 성명불상자들이란 A씨의 범행에 공모하거나 방조한 이들을 뜻한다.

특히 고발인 측은 지난 2018년 송암동산에서 발생한 여중생 성추행 사건을 비롯해 올해 2월 A씨에게 도착한 투서에서 왜 아이들이 “아빠에게 밉보이면 안 되기 때문에 눈칫밥을 먹고 연기를 잘해야 한다”고 증언했는지, 신체적ㆍ정서적 학대 행위가 없었는지 밝혀달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A씨 일가가 2대에 걸쳐 해당 시설과 법인을 운영해 온 특성상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여러 범행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여지므로, 수사기관이 나서 추가적인 범행 사실이 없는지 면밀히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해당 커뮤니티 내에선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횡령이라니 참으로 안타깝다”, “철저히 파헤쳐서 엄벌에 처해달라”, “한 달에 한 번씩 아이들에게 점심 해주는 게 참 뿌듯했는데 마음이 안 좋다”,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길 바란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고발인 측 법률 대리인 서성민 변호사는 “후원과 봉사를 아끼지 않던 회원 분들께서 경기일보 보도 내용을 접하고 분노했다”며 “아이들의 신변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 더 이상 피해 입는 아이들이 없도록 이번 일을 계기로 수사기관에서 진상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형수ㆍ정민훈ㆍ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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