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이재명 우군’…확 바뀐 중앙 정치권 분위기

신축년(辛丑年) 초반부터 본격화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를 앞두고 양강구도의 한 축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여의도 우군’이 점차 늘고 있다.

사법족쇄를 풀어낸 이재명 지사가 강력한 정책 추진력을 인정받으면서 당내 비토 정서가 누그러지고 현역 의원들이 속속 합류, 연초부터 ‘이재명 대망론’이 커질 전망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를 돕기로 한 민주당 의원들이 10명을 넘어서고 있다. 과거부터 이재명계로 꼽혀온 인물은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위원장(4선, 양주), 김영진 원내총괄수석부대표(재선, 수원병), 김병욱(재선, 성남 분당을)·이규민 의원(초선, 안성) 등이다. 여기에 임종성 의원(재선, 광주을)과 충남의 문진석 의원 등이 새로 합류했다.

최근에는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초선 의원 5~6명이 이 지사 지지 의사를 굳힌 것으로 확인됐고, 일부 호남지역 의원들 역시 이 지사 측과 물밑에서 정책적 교감을 나누는 등 거침없는 세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원내 지지기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경기지역 A의원은 “현재 처해 있는 정치적 상황 등으로 인해 당장 이 지사를 공개적으로 돕지는 못하지만 3월 정도 되면 본격적으로 돕겠다는 의원들이 많다”며 “당내 경선 레이스가 점화되면 이 지사 지지를 밝히는 의원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동안 대권가도에 있어 원내 우군 확보가 최대 과제로 꼽혔던 이 지사의 정치적 동지들이 늘어난 이유로는 특유의 선명성과 정책 추진력 등이 꼽힌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호평을 받은 데다 긴급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줄기차게 외치면서 일찌감치 ‘정책적 포지셔닝’을 굳혔다는 분석이다. 결국 ‘추미애(법무부 장관)-윤석열(검찰총장) 사태’에서 한발 비켜나 민생이슈에 몰두한 게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민주당 지지율 하락 속에서도 이 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 좋은 흐름을 이어가면서 당내 의원들의 인식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특히 이 지사가 연초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중 상당수에서 고무적인 성적표를 거둔 점 역시 향후 세 결집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지사 스스로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주권자가 어떤 역할을 맡길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고용된 일꾼이 할 일”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한 점도 긍정적이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도내 의원은 “이 지사가 사법 족쇄를 벗기 전까지만 해도 동료 의원들 사이에선 선입견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대법원 판결 이후 이 지사가 더욱 도정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정책적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당내 의원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실제로 동료 의원들에게 이 지사를 도와달라는 말을 하기도 편해졌고, 민주당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호남에서도 이 지사에 대해 호감을 표시하는 의원들이 있다”며 “이 지사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정책 실적을 내고 국민의 여망을 받게 되면 우군 역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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