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년, 사회와 언택트된 노인들] ②실생활과 동떨어진 인천지역 노인 정보화사업

인천은 현재 8개 군·구에서 노인들의 언택트시대 적응을 위한 정보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사업의 수혜 대상이 극히 일부인데다 프로그램들도 천편일률적인 수준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 인천에서는 중·동·미추홀·연수·남동·부평·계양·서구와 강화군 노인복지시설에서 54개의 디지털 기기 교육 등의 정보화사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축소 운영하거나 운영이 멈춘 곳도 있지만, 당초 54개 사업의 대상 인원은 총 3천169명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준 인천지역 65세 이상 고령인구(40만9천여명)의 약 0.8% 수준이다. 노인 100명당 1명꼴도 안된다.

게다가 이 같은 프로그램은 복지관마다 천편일률적이다.

인터넷 관련 교육은 인터넷을 접속하고, 동영상이나 블로그를 만들거나 보는 정도다. 언택트 시대에서 노인들의 대면 접촉을 줄일 실질적인 프로그램 보다는 원론적인 교육이 대부분이다. 10여년간 이어진 정보화사업에도 노인들의 정보화 수준이 일반 국민의 절반 정도에 그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인천 연수구의 한 정보화사업 수업을 들은 A씨(70)는 “사진 자르고, 동영상 만드는 것 보다 주민등록등본 떼고, 취업 신청 하는 방법 등을 가르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동구 정보화수업 수강자인 B씨(71)도 “우리는 직접 가서 만나고 하는게 편한 사람들인데, 밖에 안나가도 되는걸 가르쳐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우체국같은데 가지 않아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노인들이 언택트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천의 한 노인기관 관계자는 “지금의 프로그램은 언택트 시대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닌 만큼, 노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인천시 차원에서 노인들이 언택트 시대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QR코드 생성법, 농협이나 우체국 등 은행 애플리케이션 사용법, 배달앱에서 음식 주문하는 법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조승석 경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장은 노인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노인들이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실생활에서 정보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조 학과장은 “외국에서는 3D 영상으로 여행지를 체험하는 등의 프로그램이 있는데 호응도가 높다”며 “노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이런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디지털기기를 익히도록 하는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복지관의 운영이 사실상 멈춘 상태에서 노인들이 흥미를 느껴 수십년간 이어온 생활 습관을 바꿀 정도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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