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시티타워 시공자 선정 ‘불발’…LH 무리한 추진 혼란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랜드마크인 청라시티타워의 새로운 시공사 선정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사업성과 3천억원대 공사비 등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사업 주체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혼란만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LH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2시(마감시한)까지 이뤄진 청라시티타워의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건설업체는 없다. 그동안 참여 의사를 보인 롯데건설㈜과 ㈜한화건설도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롯데건설과 한화건설은 청라시티타워의 최종 설계가 미완성인 데다, LH가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공사비를 일부 조정하더라도 최종 설계에서 나올 수 있는 공사비 상승 등의 리스크를 우려해 발을 뺐다.

LH는 이번 입찰에 실패한 이후 곧바로 청라시티타워의 사업성, 공사비, 시공조건 등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나선 상태다. 입찰 마감일 다음날 청라시티타워의 시행사인 청라시티타워㈜와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했다. LH는 긴급회의에서 포스코건설을 다시 시공사 선정 대상에 포함하기로 한 데 이어 3천32억원으로 정해진 공사비를 늘리는 방안 등도 살펴보기로 했다. LH는 현재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한화건설 등 초고층 건축물의 시공 실적이 있는 건설업체와 시공·사업조건별 공사비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LH가 앞으로 청라시티타워의 공사비를 증액하면 포스코건설에 시공사 선정 우선권이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사비를 증액할 수 없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시공사였던 포스코건설에 계약해지를 통보해 놓고 공사비를 늘려 다른 건설업체를 시공사로 선정하면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10월 공사비와 관련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포스코건설은 당시 최종 설계 미완성에 따른 리스크 등을 감안해 공사비를 4천500억원까지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LH는 포스코건설을 다시 시공사로 선정하더라도 인천의 대표 현안사업을 두고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LH가 청라시티타워의 사업성과 공사비를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무리하게 시공사 변경 등을 추진한 탓이다.

LH 관계자는 “포스코건설과 협의 중인 것은 맞지만 우선권을 주는 것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업계에서 예상하는 공사비 등을 충분히 감안한 이후 재공모 등에 나서려면 앞으로 2개월여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초파일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사업기간이 늘어나는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구·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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