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도움을 받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뿌듯합니다”
최순호 전 성남시여성지도자협의회 회장(69)은 봉사활동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지난 2002년 낙생농협의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 모임’에서 우연한 계기를 통해 봉사활동에 첫발을 내디뎠다. 최 전 회장은 “평소에도 남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낙생농협 직원의 권유로 중원구 상대원동 한 노인복지시설에 목욕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면서도 “처음엔 어르신 몸에 손을 댈 수 없어 머뭇거렸다”고 회상했다. 처음이 제일 어렵다고 했던가.
목욕 봉사활동에 익숙해진 그는 남을 돕는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후 분당구 금곡동 청솔종합사회복지관 배식 봉사, 분당구 석운동 정성노인의집 목욕 봉사 등 지역 곳곳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특히 최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제6대 성남시여성지도자협의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눈코 뜰 새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이 단체는 여성의 지위 향상과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설립된 단체다. 그해 5월 분당구 서현동의 한국마사회 분당지사에서 일일 찻집을 열었다. 일일 찻집 티켓을 만들어 팔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했다. 당시 이곳에 찾아온 사람들은 300여명. 행사 전날부터 회원 15명과 자신의 집에서 반찬을 만들고 당일에는 점심을 못 먹을 정도로 바빴지만 일일 찻집 종료 후 그가 느꼈던 뿌듯함은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었다. 행사 수익금 150만원을 위탁가정의 난방비 지원을 위해 그룹홈연합회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해 경기도의 500만원 지원금으로 추석과 김장철에 총 200㎏ 김치를 담가 성남시여성지도자협의회 회원들이 사는 각 행정복지센터에 기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외활동이 주춤했던 지난해에는 일일 찻집 남은 수익금으로 쌀 100포대(1포대당 10㎏)를 구매, 성남시자원봉사센터에 기부했다. 50만원은 가정폭력 피해자가 머무는 여성쉼터에 전달하기도 했다. 최 전 회장은 “회원으로 활동할 땐 조용히 다니지만, 회장과 같은 중책을 맡으면 일을 벌이는 스타일”이라며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더 많이 봉사활동 했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이 때문에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어서 종료되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최 전 회장은 “봉사활동은 남을 위한 게 아닌 저 자신을 위한 것이다. 하고 나면 즐겁고 뿌듯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사태가 끝나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언제든지 가겠다”고 말했다.
성남=문민석ㆍ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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