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미술 거장 김창열 화백이 5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김 화백은 실제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물방울 화가’로 알려졌다.
영롱한 물방울을 그린 작품으로 대중적인 인기와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한국 현대미술에 큰 획을 그었다.
1929년 평안남도 맹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열여섯 나이에 월남해 성북회화연구소에서 그림을 배웠다. 1957년 박서보, 하인두, 정창섭 등과 함께 현대미술가협회를 결성하고 한국의 급진적인 앵포르멜 미술운동을 이끌었다.
1960년대 들어서는 세계무대로 눈을 돌려 1961년 파리 비엔날레, 1965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출품했다. 백남준의 도움으로 1969년 제7회 아방가르드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이를 계기로 파리에 정착했다.
고인을 대표하는 작업인 ‘물방울 회화’는 1972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살롱 드 메’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후 동양의 철학과 정신을 함축한 물방울 회화로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올랐다.
그의 작품은 각종 아트페어나 경매에서도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2016년 3월 K옥션 홍콩경매에서 ’물방울‘(195×123cm, 1973년작)은 5억1천282만원에 낙찰됐다.
고인은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양국 문화교류 저변 확대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아 1996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를 받았다. 2013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2017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를 받았다.
2016년에는 고인이 제2의 교향으로 여긴 제주도 한경면에 김창열미술관이 개관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301호실에 마련됐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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