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첫 송아지 경매시장 개장…강추위ㆍ코로나에 ‘위축’

안성축협 송아지경매시장 새해 첫 경매
안성축협 송아지경매시장 새해 첫 경매. 조주현기자

“지금부터 신축년 새해 첫 송아지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흰 소의 해’인 신축년이 밝은 가운데 안성축협 송아지 경매시장에서 11일 올해 안성지역 첫 송아지 경매가 열렸다.

이날 오전 찾은 안성시 금광면 개산리 안성축협 송아지 경매시장에서는 새벽공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이른 아침부터 경매시장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였고, 소 울음소리도 끊이질 않았다.

영하 10도를 웃도는 추운 날씨와 코로나19 탓에 평소보다 참석자가 저조해 경매는 다소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중도매인이 많을 때는 40명 가까이 경매에 참여하지만, 이날 참석한 중도매인은 15명에 그쳤다.

신축년 첫 안성 송아지 경매시장에 출품된 송아지는 총 88두. 이날 오전 9시30분께 경매 시작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자 참석자들이 하나 둘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도매인들은 세 줄씩 길게 늘어서 있는 송아지의 상태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꼼꼼히 체크한 뒤 입찰판에 원하는 가격을 적었다.

“이놈은 다리가 기형이네”, “이놈은 생각보다 발육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아” 등 중도매인의 입에서 안 좋은 평가가 나올 때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축산농민들의 표정도 굳어졌다. 중도매인과 축산농민 사이에서 묘한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분위기는 중도매인 쪽으로 치우쳤다.

시간이 지날수록 축산농민 사이에서는 ‘제 가격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한숨 섞인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송아지 2두를 출품한 축산농민 K씨는 “지난번에 참석했을 땐 출품했던 송아지가 500만원 가까운 금액을 받았지만, 이번엔 제대로 가격을 받지 못할 것 같다”면서 “새벽마다 직접 죽을 쒀 먹일 만큼 애정을 갖고 키웠는데 예정가가 400만원에 그쳐 아쉽다”고 토로했다.

오전 10시가 되자 경매 종료 안내와 함께 중도매인들의 입찰표 반납이 이뤄졌다. 경매 종료 이후 낙찰 최고가는 475만원, 평균 거래가는 358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송아지 2두를 매입한 한상운씨(64)는 “축사에 자리가 비어 이번 경매에 참여했다”며 “상태가 좋은 송아지 2마리를 골라 입찰에 참여했는데 모두 합리적인 가격에 산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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