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을 무시한 경기지역 일부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코로나19의 완만한 감소세를 무너뜨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수원시에 따르면 권선구 권선동에 위치한 인터넷한가족교회에서 이날까지 37명이 감염됐다. 건물 5~7층을 사용하는 이 교회는 5층에서 미라클 제네레이션 바이블 아카데미라는 성경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이곳 학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신도 등 110여명이 검사를 받았고 8~9명이 검사를 거부하거나 연락 두절된 것으로 파악됐다.
역학조사 결과 이 교회는 연말 내내 20명 이상 모여 찬송가를 부르는 등 대면예배를 진행했다. 출입자 명부마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상태에서 칸막이, 거리두기 없이 수차례 단체식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시는 현재 해당 시설에 대해 폐쇄조치를 내리고 과태료 및 구상권 청구를 검토 중이다.
해당 교회는 한국 기독교 종파에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 선교사는 하나님과 자신이 직통으로 연결됐다고 주장하며 유튜브로도 설파 중인데 구독자가 1만6천여명에 달하는 만큼 교회를 찾은 방문자가 더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검사 대상자의 주소지는 충남 아산, 부산 등 전국 단위였다.
용인에서도 교회가 문제를 일으켰다. 수지구 죽전동의 수지산성교회에선 지난달 29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누적 177명이 감염됐다. 이 교회는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지난달 23일 재롱잔치를 열었고 행사를 진행하며 상당수 교인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용인시는 784명의 교인 명단을 확보해 전수검사를 진행 중인데 295명이 검사를 거부하고 있다. 교인 명단 외 교인으로 의심되는 감염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시는 경찰에 검사 거부자의 GPS 정보를 요청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부천ㆍ화성ㆍ오산 등 교회를 중심으로 연일 BTJ열방센터 관련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날 0시까지 197명이 감염됐다. 앞서 경기도는 BTJ열방센터에 방문한 도민 명단을 확보하고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53.8%에 달하는 461명이 검사를 받지 않고 있어 고발 등 강력한 후속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
윤태호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교회와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감염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아직 경계심을 풀 상황이 아닌 만큼 대면예배 등 집합금지 위반사례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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