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연말까지 폐교 활용계획 세운다더니 여전히 ‘검토 중’

▲ 이천시 모가면 신갈리의 진가초등학교 모가분교장이 2010년 폐교된 후 흉측한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다. 장희준기자

경기지역 폐교가 활용처를 찾지 못한 채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경기일보 2020년 10월6일자 6면)에도 대책 마련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당국은 지난 연말까지 세부적인 계획을 내놓겠다고 해명했었지만, 여전히 검토 단계에서 답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1월 기준 도내 폐교 89곳 중 17곳이 미활용 상태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13곳이 미활용 상태였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4곳이 늘어난 데다 새롭게 활용 방안을 찾은 폐교는 단 1곳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미활용 폐교 17곳 가운데 대부공고, 보존관리 등을 제외한 13곳은 여전히 ‘자체활용예정’이다. 활용 방안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해 연말까지 각 교육지원청마다 폐교에 대한 세부적 운용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는 예산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교육지원청별 세부적 운용계획은 물론 예산 확보, 활용 방안 등 모든 것이 검토 단계에 머물고 있을 뿐 이행 완료된 사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미활용 폐교 13곳 중 8곳은 폐교한 지 10년이 넘었고, 특히 5곳은 1990년대에 문을 닫아 폐교 후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것으로 파악됐다. 폐교는 지자체 협약이나 민간 임대를 통해 체험학습장 등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시설이 낡고 외진 지역에 있어 대부공고를 내도 유찰되기 일쑤다.

대표적으로 가평군 설악면 회곡리에 위치한 청평초등학교 회곡분교장은 1943년 개교해 1994년 폐교했다. 5천391㎡ 규모의 부지는 청소년수련관으로 활용됐지만 2010년 임대 종료 후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부공고 유찰이 계속되자 가평교육지원청은 부지 매각을 진행했는데, 이마저도 도교육청의 ‘폐교 매각 불가’ 방침으로 무산된 바 있다.

도교육청은 고교학점제 등 미래교육체계가 도입되면 체험학습 공간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판단, 폐교 매각을 불허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후속 조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령 인구가 감소하는 데다 학교가 위치했던 장소가 구도심이 되면서 인근 주민 수마저 줄고 있는데 매각을 막고 새로운 시설을 세우겠다는 취지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대부공고도 매번 유찰되는 상황에서 시설이 들어선다고 해도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청 재무담당관 관계자는 “교육목적에 부합하면서도 지역 주민과 공유할 수 있는 활용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예산 확보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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