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한파 녹인 경기도 기부천사들…사랑의 온도탑 100도 돌파

21일 오후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들이 수원시 팔달구 도청오거리에서  '사랑의 온도탑 100도 조기 초과 달성 감사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모금회측은 캠페인을 시작한지 52일 만에 목포 모금액의 100%인 27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장용준기자
21일 오후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들이 수원시 팔달구 도청오거리에서 '사랑의 온도탑 100도 조기 초과 달성 감사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모금회측은 캠페인을 시작한지 52일 만에 목포 모금액의 102%인 27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장용준기자

“저희의 작은 정성이 어려운 이웃에게 따스한 희망으로 자리하길 소망합니다.”

코로나19로 사회ㆍ경제 시스템이 무너지며 어느 때보다 강한 기부 한파가 몰아닥칠 것으로 우려됐지만 언제나 그랬듯 우리 사회에는 온기를 전하는 기부천사가 있었다.

매서운 추위를 뚫고 새벽녘에 폐지를 모아 팔며 18년째 기부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이상일씨(74). 교도관으로 33년간 근무한 이씨는 정년 퇴임 후 안양에서 폐지와 고물 줍는 일을 하며 지난 2008년부터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경기사랑의열매)에 온정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을 전달하고 있는 이상일씨.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지난해 12월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을 전달하고 있는 이상일씨.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그는 지난 연말에도 예년과 같이 동전이 가득 담긴 ‘플라스틱 우유통’과 10만원권 5장 등 55만3천810원을 기부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 피해를 돕고자 더 많은 액수를 기부하려 했지만 폐지 값 하락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그가 택한 방법은 노동시간을 늘리는 길밖에 없었다. 새벽 동트기가 무섭게 리어카를 손에 쥔 그는 마을 곳곳을 누비며 발품을 판 끝에 남들보다 더 많은 폐지와 고물을 수집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전년보다 20만원 늘어난 금액을 기부할 수 있었다.

이상일씨는 “국민 세금으로 33년간 교도관 봉급을 받아 지금까지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누렸다”며 “기부를 통한 사회 환원은 내게 있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너무 적은 금액이라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착한 기업’의 기부 열풍도 코로나 한파를 녹이는데 앞장섰다.

지난 20일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십시일반으로 모습한 성금을 기부하는 SD바이오센서 임직원.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지난 20일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을 기부하는 SD바이오센서 임직원.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수원시에 소재한 코로나 진단키트 전문 연구ㆍ개발업체인 SD바이오센서(대표이사 이효근)는 지난 20일 임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 550만원을 포함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2억5천550만원의 성금을 경기사랑의열매에 기부했다. 특히 SD바이오센서는 사내에 마련된 간식을 이용할 때마다 성금을 적립하는 기부문화로 ‘나눔의 생활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SD바이오센서는 코로나 2차 대유행이 본격화된 지난해 8월에도 경기사랑의열매에 복지 사각지대 지원사업으로 1억5천만원, 12월 연말 이웃돕기 성금으로 1억원을 기탁해 도내 사회공헌에 앞장선 바 있다.

이러한 기부에 힘입어 경기사랑의열매는 ‘희망2021 나눔캠페인’ 시작 52일 만인 21일 목표금액 271억을 초과 달성,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목표금액 1% 모금 시 1도 상승) 102도(277억원)를 넘겼다.

이순선 경기사랑의열매 회장은 “나눔 온도 100도 달성에 마음을 모아주신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코로나19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에게 온정을 전할 수 있도록 나눔에 대한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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