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한국 경제 역성장… 외환위기 이후 처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우리 국민의 생활수준을 알 수 있는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 역시 2019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이 -1%로 집계됐고 26일 발표했다. 한국 경제의 역성장은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5.1%) 이후 22년 만이다.

지난해 정부소비가 5.0%로 증가를 지속하고, 설비투자가 6.8%로 증가 전환했으나 민간소비(-5.0%)와 수출(-2.5%)은 감소로 돌아섰다.

수출은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0.5%)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1989년(-3.7%)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민간소비는 1998년(-11.9%)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경제활동별 GDP 성장률을 보면 지난해 건설업(-0.8%)은 감소 폭이 줄었지만, 서비스업(-1.2%)과 제조업(-1.0%)은 감소로 전환했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은 각각 1998년(-2.4%)과 2009년(-2.3%)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작년 실질 국내총소득(GDI) 성장률은 -0.3%로, 유가 하락 등에 따라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 GDP 성장률을 웃돌았다. 연간 기준으로 실질 GDI 성장률이 실질 GDP 성장률을 웃돈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우리 국민의 생활수준을 알 수 있는 1인당 GNI는 2019년 3만2천115달러보다 소폭 줄어 3만1천달러대를 기록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분기별로 보면 작년 성장률은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 뒷걸음친 뒤, 3분기와 4분기 각 2.1%, 1.1% 반등했다.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은 그나마 선방했지만 코로나19 재유행에 민간소비가 타격을 받았다. 수출은 반도체와 화학제품 중심으로 5.2% 늘면서 3분기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입도 기계ㆍ장비 등을 위주로 2.1%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의 직접적 타격을 받은 2008년 4분기부터 이듬해 3분기까지의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로 -1%였다”며 “코로나19 충격은 금융위기 당시만큼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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