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에 있는 병점은 오랜 역사를 가진 지명이다.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때 처음 병점리로 명명됐다. 당시 수원군이었으며 1949년 화성군에 편입됐다. 현재의 화성시 병점 1동과 병점2동으로 이어진다. 예로부터 삼남(三南)으로 통하는 길목이었다. 쉬어 가는 행인이 많았고, 이들을 상대로 떡 파는 떡장수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떡전거리’로 불렀고 그 한자식 표현이 ‘병점’이다. 유래와 역사성이 어우러진 전통 지명이다.
사통팔달의 역동성은 현재로 이어졌다. 병점역을 중심으로 10만명이 거주하는 대도심을 형성했다. 여기서 1㎞ 떨어진 화성시 진안동 692 일대에 IC가 생긴다. 오산~용인 고속도로의 나들목 중 하나다. 이게 서동탄 IC로 불리고 있다. 민간이 투자해 만드는 고속도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다. 연말까지 협상이 마무리되면 2023년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그 계획안에 병점 지역 IC가 ‘서동탄 IC’로 표기되고 있다.
병점이라는 고유의 지명을 가진 지역이다. 현재 거주자의 규모도 IC 명칭을 소화하기에 충분하다. 반면, 서동탄 IC에는 아무런 역사성이 없다. 동탄의 서쪽이라는 단순 의미다. 다분히 동탄을 중심으로 나누는 명명이다. 병점 주민들이 동의할 리 없다. 다른 IC 3곳과의 형평성도 안 맞는다. 수원 지역 IC 2곳은 팔달 IC, 세류 IC다. 지역명을 따랐다. 같은 화성시 안녕동에 계획된 IC도 안녕 IC로 쓰고 있다. 그런데 병점만 서동탄 IC다.
도로명이 갖는 흡입력은 크다. 향후 다른 도로 또는 시설의 명칭을 견인한다. 이번 오산~용인 도로 노선에도 그런 역사가 있다. 용인 방면에 JTC가 설치되는 데, 명칭이 서수지 JTC다. 성복이라는 지명이 사용되지 않았다. 2009년 용인~서울 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성복동 IC를 서수지 IC로 명명했다. 그게 이번 도로명에까지 미쳐 ‘서수지 JTC’로 불린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병점 IC라 해야 옳다. 그걸 주민들이 원한다.
현재 명칭은 가칭이다. 주민 의견 청취와 경기도 지명위원회 심의 절차가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정해진 절차를 통해 의견 수렴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도, 최초 계획안 작성 단계부터 제대로 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병점에 있는 IC를 병점 IC라 표현하는 일이다. 그런 걸 뭐하러 가칭 따로 본칭 따로 부르며 버거러움을 겪나. 국토부와 현대건설에 요구한다. ‘서동탄 IC’는 당장 지우자. ‘병점 IC’로 고쳐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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