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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된 다문화 2세대] 中.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지 않는 다문화 2세들
정치 성인 된 다문화 2세대

[성인 된 다문화 2세대] 中.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지 않는 다문화 2세들

다문화 2세대 청년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위한 취업 교육 프로그램 등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 다문화정책이 결혼이주여성과 학령기 청소년에 초점이 맞춰진 탓으로, 2세대 청년의 원활한 사회 진출을 위해서는 맞춤형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일 경기도내 31개 시ㆍ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프로그램을 확인한 결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취업 프로그램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공동육아 및 돌봄교육, 한국어교육 등의 프로그램뿐이었다.

이날 찾은 A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유치원과 다를 바 없었다. 센터에는 어린 아이들이 가지고 놀 법한 장난감이 쌓여 있었으며, 팸플릿에는 육아 관련 프로그램들만 빼곡히 소개됐다. B시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역시 부부동반 동아리 프로그램이 운영될 뿐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프로그램은 찾을 수 없었다.

안산시 원곡동에 사는 다문화 2세대 박성호씨(22ㆍ가명)는 “센터가 한국어나 육아, 돌봄교육 등의 프로그램만 운영하다 보니 청년들은 찾지 않게 된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취업할 수 있는 기술 훈련이나 취업연계 프로그램인데, 이런 도움을 받을 기관은 찾아볼 수 없다”고 토로했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의 ‘2020 경기도 이주배경청년 생활경험 및 정착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19-24세 다문화 2세대 청년 중 ‘직업기술훈련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전체 52.7%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자구책으로 2019년부터 다문화 2세대를 대상으로 ‘진로상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지만, 청년층의 참여율은 저조하다.

2년간 진로상담서비스를 받은 19~24세 청년들은 전체 655명 중 187명(28.5%)에 불과했다. 심리상담과 진로탐색 등 기본적인 커리큘럼에 그쳐서다.

김규찬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는 “경기도가 운영하는 진로상담서비스는 실제 취업전선에 뛰어들 청년들이 이수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면서 “직군별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하고 체계적인 취업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기능이 결혼이주여성이나 중도입국자에 맞춰진 것은 사실”이라며 “진로상담서비스는 이와 별개로 도에서 각 시ㆍ군의 수요조사 통해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으로, 지적된 부분을 반영해 프로그램을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광희ㆍ손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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