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자화상을 보며 정체성을 찾고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 되새길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경기문화재단은 재단이 선정한 주목할 만한 작가 강건의 <타아상실>과 손광주의 개인전 <파이돈>을 오는 21일까지 광교에서 선보인다.
강건 작가는 이번 전시 <타아상실>에서 지난해 소개한 작품 ‘새인간’과 ‘비완성인’을 중심으로 또 다른 나와 진정한 나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자화상을 보여준다. ‘타인이 생각하는 나’와 ‘내가 바라보는 나’의 간극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입체 작품 10점과 평면 작품 7점을 공개했다.
강 작가의 작품은 절박한 현실을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표현한다. 신체를 돌연변이처럼 사람과 외형이 다르거나 색을 띠고 있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인간을 보여준다. 신체 일부가 묶여 있거나 배신이라도 당한 듯 뒤통수만 드러내기도 한다.
강 작가는 프랑스에 처음 정착했을 때 프랑스 어 억양이 어눌해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7년을 보냈다. 작가는 이 같은 개인사와 예술가로서 현실과 이상을 오가며 맞닥뜨리는 현실을 보여준다.
손광주 작가는 <파이돈>을 통해 지난 2019년 쇄빙 연구선 아리호 승선 및 극지탐험프로그램에 참여해 북극해를 탐사한 경험을 33분의 영상으로 담아냈다.
손 작가는 작품을 통해 기후 변화와 자원 개발의 각축장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북극해의 현재의 모습을 소크라테스 최후의 모습에 빗댔다. 전시는 아라온호의 일상과 연구활동을 시작으로 북극해의 풍경 순례와 전례, 승선 직원들의 추도가 재구성되며 영혼 불멸에 관한 소크라테스의 믿음을 과거 반복되는 자연풍경으로부터 시각적으로 논증하고자 한다.
<파이돈>은 엄마를 잃은 슬픔을 치유하기 위한 작가의 애도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점점 사라져가는 북극의 현실을 관조하며 고인과 미처 끝내지 못한 대화와 사랑의 관계를 이어간다.
한편 경기문화재단은 지난해 경기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각 예술가의 창작 활성화를 뒷받침하고자 ‘경기예술창작지원사업 시각예술분야 개인전 부문’에 ‘주목할 만한 작가’(2020년) 4인으로 작가 강건, 권도연, 이재훈, 손광주를 선정했고 개인전 개최를 지원한다. 김은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